코바나에 2억 협찬…검찰 수사 시기와 겹쳐
3대3농구 후원, 양재택 선임 직후 시작
"비인기 종목 육성…양 전 검사 몰랐다"
 |
| 송병준 컴투스홀딩스 의장(사진)이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에 수억원을 협찬한 의혹으로 특검 조사를 받은 가운데, 김 여사의 지인이자 전직 검사인 양재택 변호사가 회장으로 있던 민간 단체에도 후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뉴시스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송병준 컴투스홀딩스 의장이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에 수억원을 협찬한 의혹으로 특검 조사를 받은 가운데, 김 여사의 지인이자 전직 검사인 양재택 변호사가 회장으로 있던 민간단체에도 후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두 건의 후원 모두 송 의장이 검찰 수사를 받던 시기와 맞물리면서, 검찰 주변 인사들과의 접점을 다각도로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컴투스는 지난 2019년부터 3년간 한국3대3농구연맹이 주관하는 프로 대회 'KOREA 3X3 프리미어리그'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 당시 해당 연맹 회장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 양재택 변호사로, 김 여사와의 과거 인연이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거론된 인물이다.
양 전 검사는 지난 2021년 대선 정국에서 김 여사와의 과거 동거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일부 언론은 양 전 검사 모친의 발언을 인용해 두 사람의 관계를 보도했으나,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양 전 검사 측도 "노모에게 거짓말로 접근해 원하는 답을 유도했다"며 반발했다.
앞서 컴투스는 2015~2019년 '마크 로스코전', '르 코르뷔지에전' 등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 전시회에 총 2억2000만원가량을 협찬했다. 이 기간 송 의장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고,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2016~2017년 국정농단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을, 2017~2019년 서울중앙지검장을 역임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송 의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기 위해 코바나컨텐츠 협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23년 3월 "협찬을 통해 청탁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불기소 처분했지만, 특검팀은 최근 다시 송 의장을 소환 조사하며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윤 전 대통령 부부 자택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컴투스홀딩스 및 컴투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
| 지난 2019년 당시 컴투스 조성완 상무, 이용국 부사장, 3대3농구 연맹 양재택 회장, 신창범 부회장(왼쪽부터)이 협약식에 참석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컴투스 |
컴투스가 농구 리그 후원을 시작한 2019년 4월은 양 전 검사가 해당 연맹 회장으로 선임된 직후다. 양 전 검사는 같은 해 1월 회장직에 올랐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당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컴투스가 양 전 검사의 이력을 고려해 후원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컴투스는 양 전 검사와는 무관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후원은 비인기 종목 육성이라는 사회공헌적 취지에서 진행됐다"며 "3X3농구 프로리그가 막 출범한 시기였고,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도 채택되며 종목에 대한 지원과 관심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선수 육성을 통한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였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농구 게임을 준비하던 시기로, 농구 팬층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사업적 판단도 종합적으로 고려됐다"며 "후원 사실을 널리 알려, 많은 분이 비인기 종목인 3X3농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 외의 다른 어떠한 목적이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송 의장은 지난달 26일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으나, '김 여사로부터 후원 요청이 있었나', '원래 김 여사랑 아는 사이였나', '당시 전시회 후원을 어떻게 하게 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컴투스 측은 코바나컨텐츠 전시 협찬 의혹과 관련해서도 "세계적 거장의 전시 관람 기회를 많은 분들과 나누기 위해 전시회 티켓을 구매한 것으로 이 외의 다른 어떤 목적도 없었다"며 "실제로 해당 티켓을 관련 전공 학생 및 취약계층 등에 기부해 사회공헌에 활용했고, 임직원분들께도 제공했다. 사회공헌 내용도 보도자료 등으로 적극 홍보했다"고 말했다.
sohyu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