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익 전분기 대비 큰 폭 감소
증권가, 목표주가 잇따라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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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래프톤이 2분기 매출 6620억원, 영업이익 246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크래프톤의 간판 IP 'PUBG: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크래프톤이 올해 2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고, 외환 손실까지 반영되며 지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 이상 급감했다. 간판 IP '배틀그라운드'가 여전히 전체 실적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신규 IP의 성과는 제한적이며, 게임 외 확장 전략도 실질적인 수익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 29일 연결기준 2분기 매출 6620억원, 영업이익 246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25.9% 줄었으며,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24.3%, 영업이익이 46.2% 감소했다. 2분기 지배순이익은 152억원으로, 외환 손실 2222억원이 반영되며 전년 동기 대비 95.6% 급감했다.
영업이익 감소에는 매출 하락 외에도 인건비, 마케팅비, 지급수수료 증가 등 전반적인 비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개발 인력 확충에 따른 인건비 증가, PC·콘솔 직접 서비스에 연동된 앱 마켓 수수료 확대, 언리얼 엔진5 업그레이드 및 외주 개발비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2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4160억원에 달했다.
수익 구조의 편중도 여전하다. 크래프톤의 전체 매출은 여전히 배틀그라운드 IP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신규 IP의 실적 기여는 크지 않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PC 매출은 2197억원이며, 이 중 펍지가 약 1906억원, 인조이가 약 2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에 대한 콘텐츠 고도화와 장르 확장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 '부가티', '에스파' 등 외부 IP와의 협업을 비롯해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 강화 전략을 준비 중이며, 'PUBG: 블라인드스팟'과 '프로젝트 블랙버짓' 등 배틀그라운드 세계관 기반 신작도 준비 중이다. 블라인드스팟은 내달 독일 게임스컴에서 공개 예정이며, 블랙버짓은 하반기 비공개 알파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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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스팀 얼리액세스로 출시된 '인조이'는 일주일 만에 100만 장을 판매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이후 콘텐츠 부족으로 인해 유의미한 사용자 수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크래프톤 |
다만 기대를 모았던 '비배그' 신작의 출시 일정은 밀리고 있다. 올해 출시가 예상됐던 '서브노티카2'는 내년 이후로 연기됐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개발 완성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기존 경영진으로는 기대치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경영진을 교체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스팀 얼리액세스로 출시된 '인조이'는 일주일 만에 100만 장을 판매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이후 콘텐츠 부족으로 인해 유의미한 사용자 수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커뮤니티 중심의 장기 운영 전략을 내세우고 있으나, 단기간 내 외형 성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게임 외 사업 확장도 아직 성과와 연결되지 않고 있다. 크래프톤은 최근 일본 3대 종합 광고사 중 하나인 ADK를 7104억원에 인수하며 마케팅 채널 및 콘텐츠 IP 확보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협업 사례나 사업화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하반기 역시 배틀그라운드 IP가 실적을 견인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브노티카2 등 신작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펍지가 실적을 끌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콜라보 및 업데이트 일정이 빼곡하게 대기 중이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수익화 모델의 정점을 한단계 벗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기존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던 서브노티카2가 내년으로 연기된 상황에서, 하반기 PUBG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며 "하반기 다양한 업데이트를 앞둔 PUBG의 성과가 중요해졌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크래프톤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투자의견 매수 유지와 함께 목표주가를 52만원에서 47만원으로 하향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조이는 100만 장 판매 이후 트래픽과 매출이 급감했고, 서브노티카2도 출시가 지연됐다"며 "크래프톤은 신규 개발진 영입과 M&A, 소수 지분 투자를 통한 퍼블리싱 계약으로 5년 내 신규 IP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메가 IP가 될 게임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SK증권도 목표주가를 50만원에서 45만원으로 하향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콘텐츠 양은 풍부하나, 유저들이 업데이트 일정을 예측하고 효율적으로 플레이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신작 관련 매출이 거의 없기 때문에 PUBG IP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트래픽 추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sohyu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