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미국과 자동차 수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 수준으로 내리기로 합의했다.
오는 25일 우리나라 정부도 같은 기준으로 협상한다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4조원 규모 관세 불확실성을 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협상에서 일본처럼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제시한다면, 특히 로봇분야의 투자 가속 시나리오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다올투자증권은 일본 자동차 관세 인하에 따른 국내 업계 영향을 이같이 분석했다.
전날 일본은 미국향 자동차수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2.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기존 관세 2.5%가 가산되면 최종 15%의 관세가 적용된다.
지난 달 초 영국이 협상한 저율관세할당(TQP) 적용 이후 자동차 산업에서 이뤄진 최초 협상 사례다.
이에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종의 주가가 반등했다.
한국과 일본의 연간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 규모는 각각 137만대, 130만대 수준으로 비슷하다.
완성차 기준으로 연간 8조원가량 관세 비용이 발생할 위기였다.
이번에 관세가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연간 4조원 규모의 이익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셈이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비슷한 관세 완화 기대감으로 전일 주가가 크게 올랐다.
우리나라는 오는 25일 2+2 통상협의가 예정돼있다.
일본과 동일선상에서의 상호관세 인하 및 자동차 관세 인하 합의가 필요하다.
이미 일본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협상에서 성과가 부진하더라도 시장에서는 추가 합의 가능성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간 감익 규모를 줄이면서 실적 시장전망치(컨센서스) 상향 핵심 배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의 월별 FOB(본선인도) 수출가에 적용되는 관세 비용 규모는 각각 3580억원, 2190억원으로 추정된다.
일본 수준으로 관세가 인하되면 각각 연간 2조1000억원, 1조3000억원 규모의 증익이 이뤄질 전망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눈높이는 연간 증익 가능성뿐 아니라 국내공장의 가동률 상승 및 노사이슈 완화, 전기차 생산성 향상 가속화 등 여러 변수들이 현재 4배 수준인 주가수익비율(PER)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더 큰 투자 합의 그림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이번 관세 합의 조건으로 5500억달러 규모 미국 투자를 약속했다.
우리나라도 관세 협상 포인트로 대규모 미국투자가 동반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휴머노이드 로봇 투자 가속화 시나리오가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현대차그룹 자체만으로도 50만대를 생산하는 신규공장에서 유발되는 고용인구는 10만명이 넘어갈 수 있다.
유 연구원은 "하반기 완성차 주가 촉매제로 시장은 피지컬 인공지능(AI) 도입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올해 10월 내 이미 현대차는 미국 공장에 2세대 이족보행로봇 '아틀라스2'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생산성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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