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은 없다" 트럼프 관세 독촉장…석화업계 절체절명더팩트 기사제공: 2025-07-09 15:36: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월1일로 예고된 관세 부과 시한을 두고 "변경도, 연장도 없다"고 못박으면서 경기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석유화학 업계는 미국의 관세조치로 중국산 저가 공세가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월1일로 예고된 관세 부과 시한을 두고 "변경도, 연장도 없다"고 못박았다. 경기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석유화학 업계는 미국의 관세조치로 중국산 저가 공세가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어제 여러 국가에 발송된 서한과 오늘, 내일, 그리고 가까운 시일 내 추가로 발송될 서한에 명시된 바와 같이 2025년 8월1일부터 관세 부과가 시작된다"며 "이 날짜에는 변경이 없으며 앞으로도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에 25~40% 수준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명시한 관세서한을 발송하면서도 기자들과 만나 "8월1일이 100% 확정된 날짜라고 말하진 않겠다"며 유예 가능성을 내비친 것을 번복한 셈이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예고한 관세 조치로 석유화학 업계의 상반기 대미 수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미국의 대한국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억달러 감소했다. 특히 화학공업은 4억2300만달러 감소했다. 한국산 화학공업제품의 빈 자리는 중국이 대체했다. 중국산 화학공업 제품의 수입 증가율은 12.2%를 기록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결정이 시시각각 바뀌면서 미국향 수출뿐만 아니라 주요국 수출까지 타격을 입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5년 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은 3347억달러로 전년 대비 0.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제품의 경우 18.8% 줄며 주력 품목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석유화학은 11.4% 감소했다.

아직 3주간의 협상 시한이 남아있는 만큼 통상 당국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8일 '민관 합동 긴급 점검회의'에서 "사실상 다음달 1일까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가 연장된 상황에서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남은 기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업종별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피해업종 지원 및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과 수출 기업 애로 지원, 수출 다변화 노력도 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1일 관세 부과 시한을 두고 "변경은 없다"고 못박으면서 석유화학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문제는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석유화학 업계가 이를 감당할 만한 체력이 없다는 점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 수요 부진 등을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올해 2분기에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7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LG화학은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서프라이즈에 기인해 컨센서스 33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첨단소재 및 기초소재 실적은 기존 예상보다 약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부문은 적자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금호석유화학도 영업이익의 감소세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이미 심화되고 있는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발표하는 관세 정책들은 중국을 겨냥한 게 많다"며 "중국산 제품을 제재하면 미국으로 가야 되는 중국 제품이 미국으로 가지 못하고 아시아권을 떠돌게 되고 그에 따른 가격붕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S&P 글로벌도 국제금융센터와 공동으로 개최한 '한국기업 신용전망 세미나'에서 트럼프 2.0 시대 한국 기업들이 직면한 구조적인 변화 요인으로 관세를 꼽았다. S&P 글로벌은 "관세가 향후 2년간 한국 기업들의 영업 환경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업종별로 화학, 철강 및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이같은 변수에 가장 노출도가 큰 산업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중국발 설비증설 부담이 지속적인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해 석유화학, 철강 업체들의 영업적 어려움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zz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