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PE·키움인베 1분기 수익성 악화
경영 전면 나서 책임론 부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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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동준 키움증권 사내이사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키움프라이빗에쿼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이한림 기자] 다우키움그룹 오너 2세 김동준 키움증권 사내이사는 올해 3월부터 키움증권 사내이사로 선임돼 마침내 경영 전면에 나섰다. 지분법상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 이머니의 최대주주를 맡고 있으나, 처음으로 핵심 계열사 이사회 진입을 통해 그룹 내 전반적 의사 결정에 관여할 수 있게 되면서 경영 승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례적인 것은 김 이사가 경영자로서 일 보 전진 하면서도 기존에 맡던 직함을 내려놓지 않았다는 대목이다. 그룹 내 자산을 활용해 전도가 유망한 회사에 투자했다가 자금을 회수해 수익을 내는 사모펀드(PEF) 투자사 키움프라이빗에쿼티(키움PE)와 벤처캐피탈(VC) 중심의 키움인베스트먼트(키움인베)의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김 이사가 증권 이사와 투자사 대표를 겸직한 지난 3개월간 대내외적인 성과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이 기간에도 공식 석상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키움증권이 올해 전산장애 사태와 여러 구설에 시달리는 동안에도 이사진에 합류한 최대주주로서 책임감 있는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받는다.
이렇다 보니 김 이사가 투자사 대표로도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전문경영인과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키움인베의 매출 감소세는 고사하더라도, 5년째 단독 대표를 맡은 키움PE의 경우 지난해 적자 전환한 후 1분기에도 적자 기조를 이어가면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양사 모두 키움증권의 지배하고 있는 종속기업으로 분류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PE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수익(매출) 1억220만원, 영업손실 4015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억8589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년 만에 적자 전환한 적자 늪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결과다.
김 이사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키움PE 대표 취임 첫해인 2021년 순이익 167억원을 기록하던 회사가 2022년 118억원 적자 전환했기 때문이이다. 이후 2023년 58억원 다시 흑자 전환하면서 반등하는 듯했으나,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도 출발이 좋지 않은 모양새다.
향후 수익성 개선도 불투명한 시점이다. 올해 키움PE가 단행한 투자는 지난 2월 산업은행과 함께 110억원 규모로 투자한 의료기기 제조업체 영케미칼 1건에 불과하고, 2분기에는 투자가 전무하다. 앞서 투자했던 자금 회수 소식 역시 들리지 않는나. 수익과 관련된 지표가 악화한 시점에서 신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장 신뢰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대현 대표와 각자 대표를 맡는 키움인베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실적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역시 우려를 자아낸다. 키움인베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억3866만원, 순이익 1994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14억8491만원, 순이익은 4억8834만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치다.
이에 시장에서는 김 이사가 올해 키움증권 이사에 등극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승계 구간에 돌입했음에도, 앞서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려 불명예 퇴진한 김익래 전 회장의 뒤를 이를 적임자가 맞는지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된다.
키움증권을 포함한 투자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면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사회 장악도 빨라질 수 있으나, 투자사의 실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면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책임론이 확대될 여지도 높다.
또한 키움증권 이사로서 각종 논란을 해소해야 할 과제도 책임론에 무게감을 더한다. 키움증권은 올해 엄주성 대표이사의 주주총회 부적절 발언, 해외주식 거래량 부풀리기, 고객 소득자료 국세청 신고 누락 등 각종 논란을 겪었으나 무엇보다 김 이사의 이사진에 합류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던 지난 4월 3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오류가 발생한 것이 가장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자본시장에 대대적인 영향을 미친 국가별 상호관세 정책을 처음으로 발표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일이 있던 날로 거래량 폭등에 따른 오류를 사전에 미리 예상하고 방지할 수 있었으나 타 증권사와 달리 키움증권만 전산장애가 발생하면서 고객 불편을 초래하고 주주와 투자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여기에 키움증권이 금융당국에 관련 사고를 보고할 때 전산장애 시간을 단축해 보고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사태는 심각성을 더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키움증권의 전산장애 사고 조사를 마치고 아직 제재 수위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단순 주의를 넘어 과징금 부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취재진은 김 이사가 맡고 있는 투자사의 실적 부진이나 겸직 관련 시장의 경영 능력 지적에 대한 키움증권의 답변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한편 김 이사는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14년 다우기술 이사에 입사해 다우데이타 전무 등을 거쳐 2018년 키움인베, 2021년 키움PE의 대표 직을 동시에 수행해 왔다. 이후 올해 3월 키움증권 이사회에 진입했고 키움인베와 키움PE의 대표 직을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