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매달 700만원"…연금복권 생방송 '720 Day' 가보니 [TF현장]더팩트 기사제공: 2025-06-26 20:36:01

26일 진행된 연금복권 추첨생방송 '720 Day'에서 참관인이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다. /문화영 기자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개인에게는 생활 안정 및 노후 대비를, 공공에게는 사회복지 실현을."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는 '연금복권'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스튜디오에는 연금복권 추첨생방송 '720 Day'를 보기 위한 참관인들로 북적였다. 100명의 참관인들은 동그란 눈으로 굴러가는 공들을 유심히 지켜봤고 각자 구입한 연금복권의 당첨을 희망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운영하는 동행복권은 이날 제 269회차 연금복권 추첨 현장을 공개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연금복권은 오후 1시 30분쯤 추첨 장비 보관창고를 개방하며 무대에 장치 설치 및 리허설 등 본격적인 생방송 준비에 돌입했다. MBC 추첨방송 담당자와 동행복권 관계자들이 보관창고의 온도와 습도를 체크하고 창고 안에서 장치를 꺼냈다. 이날 창고의 온도는 22.9℃, 습도는 65.5%였다.

동행복권은 지난해 11월 23일 동행복권은 대국민 로또 6/45 추첨 생방송 '2024 로터리데이'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도 100명의 참관단이 모여 제 1147회차 로또 추첨 현장을 지켜봤다. 연금복권의 행사는 처음인 만큼 이날 연금복권의 역사와 로또와 연금복권 차이 등이 언급됐다.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는 "로또는 조작에 대한 의심이 많아 (행사) 주제를 선정하기 수월했는데 연금복권 주제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의 오른쪽에는 연금복권 본추첨기가 왼쪽에는 예비 추첨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연금복권에 쓰이는 공은 총 65개다. /문화영 기자

현재 동행복권 중 가장 많은 판매 비중을 차지하는 건 '로또'다. 현재 로또가 동행복권의 매출액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연금복권은 5%에 불과하다. 홍 대표는 "번호 선택의 자유가 있는 로또에 비해 연금복권은 판매점에 갔을 때 미리 인쇄된 번호만을 구매해야 하기에 인기가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금복권의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금복권은 500만장의 조합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에 누군가 해당 연금복권을 사면 선택권이 사라진다. 그렇기에 연간 판매량은 5200억원을 초과할 수 없다. 연금복권의 1등 수령액은 16억8000만원으로 일정하고 세금은 로또(33%)와 달리 22%다. 1등 당첨시 20년 동안 700만원을 수령하고 여기서 22% 공제하면 약 546만원이다. 홍 대표는 "무한정 구매할 수 없고 당첨금이 정해져 있기에 사행성이 낮다"고 말했다.

연금복권은 520에서 지난 2020년부터 720+로 바뀌었다. 당첨금은 월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상향됐고 9번 추첨에서 1번 추첨으로 변경돼 추첨 1번에 모든 등위를 결정한다. 또 보너스 번호가 있어 당첨 시 10년간 매월 100만원을 수령한다. 진행과정은 육안 및 카메라로 볼 수 있고 WLA(세계복권협회) 회원인 프랑스 아카니스 테크놀리지(AKANIS TECHNOLOGIES)가 만든 '토파즈'를 사용한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온 조영국씨는 "기획재정부 봉사단으로 활동하던 중 복권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신청했다"며 "현장이 낯설지만 많은 사람들이 복권을 기획하는 것을 보고 방청객 입장에선 남다른 감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금복권을 샀는데 소박하게 3~4등 정도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는 연금복권에 대해 "개인에게는 생활 안정 및 노후 대비를 공공에게는 사회복지 실현을"이라고 말했다. /문화영 기자

이날 연금복권의 이해를 돕기 위해 통계 물리학자이자 성균관대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가 '숫자로 보는 복권의 역사'를 신용환 역사학자는 '인물로 보는 역사'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연금복권의 장점을 강조하며 "당첨 시 노후 안정, 이게 아니어도 천원으로 누리는 소소한 행복,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복권"이라고 말했다. 신 역사학자는 애국복권, 주택복권 등 다양한 복권의 역사와 진화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앞서 테스트와 리허설이 수차례 진행되며 참관인이 직접 추첨에 쓰일 볼 세트와 리허설에 쓰일 볼 세트를 선정한다. 모든 과정에는 방송사 관계자와 경찰관들이 동행한다. 볼마다 RFID 칩이 들어있고 해당 칩이 정상적으로 인식되는지 65개 볼을 모두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추첨볼 기준 무게는 4g이며 오차 범위는 ± 5%(3.8~4.2g)이다. 기준 둘레는 44.5mm로 오차범위는 ±2.5%(43.4~45.6mm)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윤종필씨는 "매주 로또와 연금복권을 구매한다"며 "토크쇼가 TV에서 보는 것처럼 나와 정겹고 쏙쏙들어오고 정겹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그는 연금복권 추첨에 귀를 기울였다.

생방송이 시작하자 참관인들은 모두 숨죽여 결과를 지켜봤다. 볼들은 로더트랩에 의해 진열된 볼들이 MC가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밑으로 쏟아졌고 강한 바람에 의해 빠르게 회전했다. 이후 각 볼은 5초마다 센서를 통해 하나씩 추출됐다.

연금복권 방송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05분에 MBC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이날 연금복권 269회 1등 당첨은 3조443545로 총 2매가 당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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