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출연자가 본인 촬영분이 삭제돼도 출연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표준계약서가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1일 개정 '대중문화예술인 방송 출연 표준계약서'를 고시했다.
표준계약서는 정부가 실제 계약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계약서 형식이다.
개정 표준계약서에선 방송 출연자의 권리가 크게 강화됐다.
계약에 따라 출연자를 촬영한 경우, 편집 과정에서 해당 촬영분을 들어내더라도 용역제공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도록 했다.
출연료 기준을 실제 방송된 영상이 아닌 촬영 행위 자체로 본 것이다.
출연자가 찍힌 영상에 대한 권한을 제작자가 모두 갖는 '포괄적 실연권 양도' 관행도 금지했다.
방송·제작사가 영상이 송출되는 매체를 출연자와 사전에 합의하도록 하고, 계약 뒤 새로 등장한 매체에서 영상을 활용할 때도 출연자와 별도로 합의하도록 했다.
더불어 변형된 형태로 영상을 활용하거나 미방영·미공개한 영상을 나중에 사용하게 될 때도 출연료 등 대가를 지급하도록 했다.
문체부는 출연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대신 방송·제작사의 책임을 일부 완화하고, 매니지먼트사의 관리·책임을 강화했다.
특히 출연자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매니지먼트사의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고, 전속계약 관계에 변동이 생기면 의무적으로 통보하도록 했다.
또 출연자가 학교폭력이나 사생활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방송·제작사가 배상받을 수 있도록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은 예술인과 방송·제작사 간 실질적 분쟁을 줄이고, 상호 존중하는 계약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표준계약서의 활용 현황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계약 질서를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개정 표준계약서는 문체부나 한국콘텐츠진흥원 누리집에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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