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돌싱 청산' 이상민, 17년 빚 변제 '뚝심과 소신'더팩트 기사제공: 2025-06-09 00:06:03

이상민은 방송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대세 예능인으로 그의 매력은 진중함과 진솔함, 그리고 따뜻한 인간미가 주는 신뢰다. /이상민 SNS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혼성그룹 룰라 출신 가수 이상민은 지금 방송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대세 예능인입니다. 그의 과거와 현재는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성공과 실패, 그리고 오랜 기간 빚더미에 짓눌린 채 인고의 시간을 보낸 그의 뚝심어린 재기 과정은 드라마틱하기까지 합니다.

연예계는 부침이 심한 곳이고, 인기에 따라 언제든 위상이 뒤바뀔 수 있습니다. 연예계 속성상 있는 그대로보다는 때론 겉모양부터 공작새처럼 화려하게 부풀려 보일 경우가 많은데요. 이상민은 좀 달랐습니다. 정상과 바닥을 오가는 동안에도 원칙과 소신, 성실함으로 자신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었습니다.

그는 90년대 룰라의 리더이자 메인 래퍼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고, 제작자로 변신한 뒤엔 샤크라, 샤프, 컨츄리꼬꼬 등을 프로듀싱하며 이름을 날렸습니다. 성공과 실패는 늘 그림자처럼 붙어다니죠. '리스크'의 기복이 큰 엔터계는 일상처럼 흔한 일입니다. 이상민은 엑스라지와 Q.O.Q, 김지현 2집, 백지영 4집 등이 연달아 실패하며 위기를 겪습니다.

이상민(가운데)은 탁재훈 등과 함께 방송예능 판도를 주도하는 주역이 됐다. 사진은 탁재훈 이상민 신동엽(왼쪽부터)이 '2023 SBS 연예대상' 당시 레드카펫 포토월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더팩트 DB

◆ Mnet 음악예능 '음악의 신' 발판 삼아 '희망의 끈' 붙잡고 재기

알고 보면 거침없이 잘 나갈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일 수 있습니다. 이상민은 부도와 함께 69억 8000여만 원의 빚을 지면서 무너집니다. 가수와 제작자로서의 성공과 실패, 이혼의 아픔, 감당못할 빚더미의 압박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는데요. Mnet 음악예능 '음악의 신'을 발판 삼아 재기하기까지 긴 고난의 시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이런 절망적 상황은 이상민을 10년 넘게 공황장애로 고통 받게 합니다. 한때 약 없이는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했는데요. 차로 이동하거나 비행기를 탈 때 수시로 약을 챙겨먹는 모습이 방송 중에 자주 목격된 바 있습니다만, 약 의존도를 줄이고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약상자를 바로 옆에 두고 촬영하는 일도 다반사였습니다.

이상민은 90년대 룰라의 리더이자 메인 래퍼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고, 제작자로 변신한 뒤엔 샤크라, 샤프, 컨츄리꼬꼬 등을 프로듀싱하며 이름을 날렸다. /이상민 SNS

◆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갚는다" 약속, 17년 만에 청산 이행

이상민의 인생반전 하이라이트는 70억 가까운 빚을 모두 청산하면서입니다. 그가 사업실패로 떠안았던 빚을 갚는 데는 무려 17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감당못할 빚을 지면 개인파산 신청을 하게 마련인데요. 이는 법원이 법적절차를 통해 과잉 채무를 정리하고 새출발 할 수 있게 돕는 제도입니다.

이상민은 파산신청에 의한 '면책'으로 채무를 벗어날 여지가 있었지만, 스스로 이를 거부했습니다. 파산 또는 실패자의 낙인 대신 자신의 힘으로 미래를 개척해나가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돈을 다 갚는다'는 채권자들과의 약속을 끝까지 이행했습니다.

이상민은 최근 시작한 골프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사진은 이상민(왼쪽에서 두번째)이 김종민 등 동료 연예인들과 남서울CC에서 골프라운드 도중 찍은 유쾌한 모습. /이상민 SNS

◆ 부창부수(夫唱婦隨), 보이는 것보다 내실과 내면의 깊이 '닮은꼴'

인내와 끈기, 성실함과 뚝심은 이상민을 달리 보이게 합니다. 어느순간 그는 탁재훈 등과 함께 방송예능 판도를 주도하는 주역이 됐습니다. 이상민의 매력은 진중함과 진솔함, 그리고 따뜻한 인간미가 주는 신뢰입니다. 현재 '아는 형님' '미우새' '신발 벗고 돌싱포맨' '차트를 달리는 남자' '똑소리' '알토란' 등 6개 프로그램에 동시 출연 중입니다.

이상민은 얼마 전 재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크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상대는 10살 연하의 일반인 배우자로 별도 결혼식 없이 조용히 혼인신고를 마쳤는데요. 이상민은 아내와의 인연에 대해 "비즈니스 관계로 딱 한번 만난 뒤 잊고 지내다 우연히 다시 소통이 됐다"면서 "대화를 할수록 순수함이 서로에게 이끌리면서 평생 배필로까지 운명지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상민의 아내는 초혼이고 경제적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자산가로 알려졌습니다. 빚을 다 청산한 이상민 역시 경제적 어려움이 없습니다. 화려한 결혼식은 모든 신부들의 로망이고, 선뜻 포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부창부수(夫唱婦隨), 보이는 것보다 내실과 내면에 의미를 두는 모습도 왠지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진감래 (苦盡甘來), 좌절과 절망을 딛고 완벽한 재기에 성공하고, 돌싱을 청산한 이상민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e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