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자연 기화로 발생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증발가스를 회수해 육상 도시가스로 재활용하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실증됐다.
25일 한국선급(KR)은 HD현대중공업, 동화뉴텍과 함께 LNG 연료 추진선 건조 중에 발생하는 증발가스를 도시가스로 전환하는 기술을 실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증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진행 중인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에 적용됐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3월 HD한국조선해양이 그룹 내 LNG 추진선 건조 시 온실가스를 줄일 방안으로 건조 중에 발생하는 증발가스를 육상으로 회수해 자원화하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HD현대중공업이 증발가스 처리 장비를 개발하고, 동화뉴텍이 협력사로 참여했으며, 설계부터 제작, 운용까지는 한국선급과 라이베리아 기국의 공동 검증을 통해 마무리됐다.
LNG는 영하 162도 이하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외부 열 유입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화되며 증발가스(BOG·Boil Off Gas)를 발생시킨다.
선박이 항해 중일 때는 이 가스를 연료로 쓸 수 있지만 건조 중 또는 정박 중일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다.
이에 건조 중 시운전 단계 때는 강제 연소하거나 대기 중 배출하는 방식으로 처리해왔다.
최근에는 국제환경규제에 따라 정박 중 선박의 증발가스 연소도 제한되고 있어, 조선소에서는 효과적인 처리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실증으로 선박 1척당 최대 50t의 증발가스를 육상 도시가스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됐다.
LNG 연료 낭비를 줄이고 조선소의 탄소중립 전략에 기여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김동렬 HD현대중공업 상무는 "이번 실증은 조선소 건조 단계에서 발생하는 증발가스를 육상 도시가스로 활용한 최초의 사례"라며 "조선·해양 산업의 탈 탄소 전환을 이끄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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