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 기자] 이럴 줄 알았을까. 독수리 ‘비상(飛翔)’이 눈부시다.
무려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확정했다.
우승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놓고 열심히 뛰었다.
기쁠 법도 하다.
그러나 베테랑 김경문(67) 감독은 담담했다.
한화는 6일 고척 키움전 승리로 전반기 49승2무33패, 승률 0.598을 기록했다.
리그 1위다.
전반기 1위도 확정했다.
공동 2위 LG-롯데에 3.5경기 앞선다.
8~10일 전반기 최종 3연전에서 모두 패하고, LG-롯데가 모두 이겨도 순위가 뒤집히지 않는다.
33년 만이다.
1992년 6월18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 사직 롯데전에서 승리하며 2위 해태에 0.5경기 앞선 상태로 마쳤다.
1만2071일이라는 장구한 세월이 흘러 다시 같은 결과를 냈다.
‘한화’라는 이름을 단 이후에는 최초다.
시즌 전 한화를 두고 ‘다크호스’라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히 다르다.
치열한 순위 싸움 끝에 지난 5월5일 1위로 올라섰다.
잠시 3위까지 내려가기는 했으나 6월15일 다시 올라왔다.
그리고 계속 선두다.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최강이다.
선발 싸움이 되니 경기도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
위는 마무리 김서현을 비롯한 불펜진이 지킨다.
타선도 힘을 냈다.
채은성이 중심을 잡고, 노시환도 전반기 말미 살아났다.
에스테반 플로리얼 부상 대체 선수로 온 루이스 리베라토는 맹타를 휘두르며 ‘정규직’으로 올라설 기세다.
이렇게 투타 조화가 맞으니 자연히 많이 이긴다.
결과가 1위다.
기분 좋을 법도 하다.
그러나 ‘안심’은 없다.
아직 전반기가 끝난 것도 아니다.
마지막 상대가 상승세를 탄 KIA다.
여기서 스윕패라도 당하는 순간 1위 자리가 다시 위태로워질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승부는 올스타전 이후 아니겠나. 7~8월이다.
나아가 끝까지 간다고 봐야 한다.
3~5경기 승차는, 한 시리즈에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폰세, 류현진 등 선발투수를 내리는 것도 길게 본 결정이다.
휴식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
투수코치와 생각이 잘 맞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까지 분발도 주문했다.
“전반기 몇 경기 안 남았다.
모든 선수들이 힘들다.
만신창이다.
그래도 조금만 참고 남은 경기 치렀으면 한다.
전반기 잘 마치면 휴식하면서 조절할 시간이 생긴다.
끝까지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84경기 치렀다.
전체 일정의 58.3% 소화했다.
절반은 넘겼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시즌은 40% 가까이 남았다.
후반기가 진짜다.
이렇게 잘하는데 후반기 무너지면 또 억울할 수밖에 없다.
한화가 방심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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