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혜성처럼 등장했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프로 입단 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025년은 아니다.
공수에서 알토란 이상이다.
어디 있다 이제 왔나 싶다.
주인공은 김동혁(25)이다.
롯데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전에서 4-2로 이겼다.
주말 3연전 2승1패 위닝시리즈 완성이다.
선발 알렉 감보아가 호투했다.
6.2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QS)로 시즌 2승(1패)을 따냈다.
불펜도 잘 던졌고, 타선 또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두산이 흔들린 틈을 놓칠지 않았다.
그리고 이 선수, 김동혁이 있다.
8번 우익수로 나서 풀 경기를 소화하며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다.
골고루 해냈다.
1-0으로 앞선 4회초 2사 2루에서 적시 2루타를 쳤다.
7회초에는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후 후속타가 터져 홈까지 밟았다.
9회초에는 볼넷 출루 후 도루에 성공했다.
경기 후 김동혁은 “팀이 이기는 데 힘을 보태 기쁘다”며 웃었다.
더 인상적인 장면은 수비에서 생산했다.
9회말이다.
무사 1루에서 김원중이 김인태에게 우측 큰 타구를 맞았다.
김동혁이 반응했다.
몸을 던졌고, 펜스에 부딪히며 포구에 성공했다.
‘더 캐치’다.
경기 후 마주친 박준혁 단장은 “김동혁 수비 없었으면 졌다”며 웃었다.
김동혁은 “항상 공이 외야 쪽으로 온다고 생각하고 준비한다.
공이 맞자마자 타이밍 잘 맞아서 최단 시간 공을 쫓아갈 수 있었다.
뒤에 펜스가 있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집중하면서 좋은 결과 나왔다”고 돌아봤다.
사실 김동혁은 롯데 팬이 아니라면 생소한 이름이라 할 수 있다.
2022 KBO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지명자. 정식 선수는 2023년 됐다.
2023시즌 15경기, 2024시즌 39경기 나섰다.
백업이다.
대주자-대수비 요원. 2년간 친 안타가 단 3개다.
올시즌은 다르다.
주전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했다.
황성빈과 윤동희가 길게 자리를 비울 상황. 김동혁에게 기회가 왔다.
제대로 살린다.
최근 세 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시즌 성적은 타율 0.294, 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32다.
표본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찍히는 숫자는 웬만한 주전 안 부럽다.
김동혁은 “최근에 팀 내 부상자 많은 상황이다.
그 자리를 메꾸기 위해 많이 준비하고 노력했다”며 “지금까지 뒤에서 항상 고생하시고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말을 할 수 있어 기쁘다.
지금부터가 시작이고 앞으로 더 잘하는 선수가 돼서 효도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효자인데 야구도 잘하고, 팀도 승리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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