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의 약속' 지킨 오세훈…독립유공자 후손 19명 서울 초청더팩트 기사제공: 2025-08-13 09:24:02

9일 노들섬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행사'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외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서울시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서울시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중국 등 해외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11명의 후손 19명을 서울로 초청했다고 13일 밝혔다.

후손들은 이날 오전 9시 20분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도산 안창호 기념관과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등을 방문하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고 항일 독립운동 역사를 되새긴다. 지난 12일 입국한 이들은 17일까지 엿새간 광복 80주년 경축식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 독립유공자는 일제강점기 중국, 북간도, 만주, 상해, 충칭 등에서 활동했다. 광복을 보지 못하고 타지에서 세상을 떠났거나, 생존자들도 귀국하지 못해 후손들이 중국에 정착했다.

서울을 방문한 독립유공자 후손 중 대표적인 인물은 이달 선생의 장녀 이소심 씨, 유진동 선생의 아들 유수동 씨, 김동진 선생의 딸 김연령 씨 등 오세훈 시장이 지난해 충칭에서 만난 2세대 3명이다.

또 3세대 후손으로는 삼부자 독립운동가로 유명한 유기석 선생의 손자 유화 씨가 초청단에 포함돼 있다. 1919년 조선독립기성총회와 충열대를 조직한 부친 유찬희 선생에 이어 2대째 독립운동을 이어간 장남 유기석 선생은 김구 및 남화한인연맹원과 협력해 일본 군함 출운환(出雲丸)호 폭침과 상해지역 일본 책임자 곡정지 공사의 암살을 시도한 인물로 유명하다.

유기석 선생의 동생 유기문 선생도 톈진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다. 일제강점기 홍범도 장군과 함께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최진동(최명록) 장군의 외증손자 이정희 씨와 독립운동가 김성숙 선생과 항일 여성운동가 두군혜 선생 부부의 손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두영무 씨도 서울을 방문했다.

이외에도 △김규식 선생 증손자 김령필 씨 △김복형 선생의 손자 김광릉 씨 △김은충 선생 외손자녀 정해 씨 △안치삼 선생의 손자 안성진 씨 △이동화 선생의 외손자 곽소혜 씨 등 중국 상하이, 광저우, 청두, 충칭 등에 거주하는 후손들이 서울을 찾았다.

후손들은 오는 14일 오 시장과 오찬 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서울시 광복 80주년 경축식'에 참석한다. 15일에는 독립운동가 후손 자격으로 보신각 '광복절 타종식' 타종인사로 참여하는 등 서울 곳곳에서 시민들과 함께 광복 80주년의 기쁨을 나눈다.

오 시장은 지난해 7월 28일 중국 충칭에 위치한 대한민국 마지막 임시정부 연화지 청사에서 독립유공자 이달 선생의 장녀 이소심 여사와 만나 "서울시가 해외에 있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초청해 함께 만나게 해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당시 오 시장은 "좋은 제안을 해준 만큼 초청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내년이 광복 80주년이라 더 뜻깊고, 모시게 된다면 서울시 입장에서도 영광일 것 같다"고 화답했다.

오 시장은 "1년 전 충칭에서 만난 독립유공자 후손들과의 약속을 잊지 않고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초청을 진행하라고 전달했다"라며 "민족을 위한 선열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현재의 대한민국과 서울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독립유공자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며 유공자와 후손에 대한 예우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snow@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