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 명의 차명거래에, 미공개 정보 이용 선행매매 의혹
고발인 조사 등 속도…혐의 입증 핵심 보좌관 조사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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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주식 차명거래 및 선행매매 의혹이 불거진 이춘석 의원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 의원은 금융실명법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2024년 재산공개 당시 주식 보유 내역을 신고하지 않아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도 있다. 이 의원 보좌관 차모 씨는 방조 혐의로 입건됐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경찰이 이춘석 무소속 의원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면서 국정기획위원이었던 이 의원은 보좌관 차모 씨 명의의 계좌를 통해 1억원대 주식을 투자한 데 이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거래 의혹까지 불거졌다. 경찰이 강력한 수사 의지를 밝힌 가운데 자금 흐름과 거래 시점 등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이 의원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 의원은 금융실명법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2024년 재산공개 당시 주식 보유 내역을 신고하지 않아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도 있다. 이 의원 보좌관 차 씨는 방조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편성한 지 하루 만인 전날 이 의원을 고발한 시민 A 씨와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를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실시했다.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 사무총장은 이날 경찰에 출석해 고발인 조사를 받는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차 씨 명의로 주식을 거래한 혐의를 받는다. 현행법상 차명거래는 불법이다. 금융실명법 제3조에 따르면 금융거래는 본인 실명으로 해야 하며, 3항에 따라 타인 명의를 사용해 금융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 의원은 "타인 명의로 주식 계좌를 개설해 차명거래한 사실은 결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도 차명으로 주식거래를 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이 의원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제출한 재산신고 내역에 보유 주식은 없었다. 이에 경찰은 차 씨 명의 주식 계좌의 실질 사용자가 누구인지, 주식거래 자금의 출처는 어디인지 등을 추적해 이 의원의 은닉 재산 여부를 밝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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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석 의원이 정부 발표 전에 주식을 거래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내부 정보를 이용한 선행매매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적용이 불가피하다. 사진은 이 의원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타인 명의로 개설된 주식 계좌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남윤호 기자 |
이 의원은 사전에 인지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투자로 수익을 본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의원이 당시 거래한 차 씨 명의 계좌에는 네이버 150주, LG CNS 420주 등이 담겼다. 현금과 신용을 합친 매입액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네이버, LG CNS는 같은 날 정부가 발표한 국가대표 인공지능(AI) 개발팀에 포함됐다. 이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인수위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AI 정책을 담당하는 경제2분과장을 맡았다. 정부 발표 이전에 관련 정보를 인지하고 해당 종목을 매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 의원이 정부 발표 전에 주식을 거래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내부 정보를 이용한 선행매매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적용이 불가피하다.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를 금지한 자본시장법 제174조에 따르면 법인의 임직원·주요 주주 등 내부자뿐 아니라 허가·인가·지도·감독, 그 밖의 권한을 가지는 자 역시 법 위반 대상에 포함된다. 위반 시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4배 이상 6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고발인 조사를 마친 뒤 관련자들을 순차적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혐의 입증에 결정적 단서가 될 차 씨의 신병이나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전격 강제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차명거래나 선행매매는 위법이 명백한 만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도 사임했다.
kyb@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