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비 쏟아진다며?”…예보 빗나간 이유는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8-06 17:30:00

기성청 “비구름 덜 발달, 강수시기 늦어져”
극한호우 가능성 여전…비구름 오후부터 남하

기상청 예보가 빗나갔다.
당초 수도권 출근길 집중호우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으나, 경기와 강원 북부지역에만 강한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비구름의 시차 발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돌풍을 동반한 비가 내린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붙잡은채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6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북서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예상보다 덜 강하게 내려오면서 이날 오전 경기와 강원 북부지역에만 강한 비가 나타났다.

이날 오전 중 경기 북동부와 강원 북부에는 최대 80㎜가 넘는 많은 비가 쏟아졌지만, 나머지 지역은 비가 내리지 않거나 10㎜ 안팎만 내렸다.
시간당 강우량을 봐도 강원 철원군(외촌)엔 아침 한때 1시간 동안 비가 51.5㎜나 오는 등 중부지방 북부지역엔 집중호우가 있었지만, 다른 지역은 호우가 없었다.

수도권에도 이날 새벽부터 아침 사이엔 30㎜ 내외, 오전~오후엔 시간당 30~50㎜(일부 70㎜ 안팎)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으나, 서울 강수량은 17.5㎜, 시간당 강수량은 11.5㎜(송파구)에 그쳤다.

기상청은 전날 “오전 중 남부지방과 제주로 강수 구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보한 바 있다.
다만 지역 간 강수량 차가 클 것으로 예상되긴 했었다.
결과적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오전 중 강수가 확대될 것이라는 예보에는 시차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수도권 출근길 집중호우 전망도 빗나갔다.

중부지방 북부에만 비가 집중된 이유는 잘 발달한 비구름대가 휴전선 쪽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은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산발적으로 비가 내렸다.
예상과 실황을 비교했을 때 큰 틀에선 다른 것 없으나 북서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는 예상보다 덜 강하게 들어오고 있다.
이에 비구름대도 예상보다 덜 강하게 발달하고 남하도 늦어지고 있다.

다만 기상청이 조정한 이날 오전 예보대로라면, 늦은 오후부터 충청과 남부에도 비가 확대돼 밤까지 이어지고, 경남과 제주 일부는 7일 아침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강원내륙·강원산지 30∼100㎜(경기남동부와 강원중남부내륙·산지 최대 120㎜ 이상), 충청·남부지방·제주 30∼80㎜(호남 최대 120㎜ 이상, 충청·대구·경북·경남·제주 최대 100㎜ 이상), 울릉도와 독도 20∼70㎜, 서해5도와 강원중북부동해안 20∼60㎜, 강원남부동해안 10∼40㎜ 등이다.

오후 들어 비구름대가 남하할 가능성이 높고, 실제 남하하는 중이라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밤사이 남부지방에서 한랭 건조한 공기와 고온다습한 공기가 강하게 충돌, 극한 호우가 나타날 수 있어서 대비가 필요하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