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지각!”vs“힘내세요!”...특검 앞 욕설·눈물·몸싸움 아수라장 [오승혁의 '현장']더팩트 기사제공: 2025-08-06 12:42:02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오승혁 기자] "건희야~ 감방 가자! 김건희 구속! 특검을 물로 보니까 지각하는 거 아냐?"

"경찰들 일하세요! 일 안하고 월급 받나? 저 사람들 조용히 시키세요."

"다 각자 집회 신고하고 시위하는 거니까 제발 좀 평화롭게 싸우지 말고 각자 시위하세요." (현장 경찰)

"여사님! 힘내세요!(눈물)"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을 구속하라!"

6일 오전 9시 30분께 '오승혁의 현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특검 출석 예정시간을 30분 앞두고 자리한 서울 중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앞은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다. 역대 대통령 부인 중 처음 피의자로 특검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선 김건희 여사를 보기 위해 보수, 진보 유튜버들과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등 시민과 경찰 병력 등 수백명이 빌딩 앞에 집결해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구속!' 등 상반된 주장을 원색적인 욕설과 함께 외치며 시청자들과 소통을 이어가는 보수, 진보 유튜버들이 영역 구분 없이 한 자리에 모이자 이들의 갈등은 김건희 여사 등장 전까지 계속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경찰의 제지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이 오가지는 않았지만, 이들은 서로의 확성기를 잡아 당기고 손으로 막는 등 몸싸움을 이어갔다. 각각의 진영에서 현장에 포진해 있는 경찰관들에게 상대 진영 유튜버들을 조용히 시켜달라고 요청하는 탓에 공방은 더 거칠어졌다.

30여분이 지나 김건희 여사가 출석을 약속했던 오전 10시가 지나자 진보 유튜버들은 "김건희 지각!"을 꾸준히 외치며 김건희 여사가 특검을 우습게 봐서 지각한 것 같다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10시 10분께 김건희 여사가 차량에서 내려 이동하자 보수 유튜버들과 지지자들은 "여사님 힘내세요!"를 연호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검은 정장 차림으로 카니발 차량에서 내린 김 여사는 최지우 변호사와 함께 건물로 들어갔다.

김 여사는 '명품 목걸이와 명품백은 왜 받았는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묵묵부답을 유지한 상태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라며 "수사를 잘 받고 오겠다"라고만 말했다.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회사의 사원증 목걸이를 걸고 현장을 지나던 일부 시민들은 "지겹다. 지겨워" "언제 끝나나" 등의 발언을 하며 보수, 진보 유튜버들의 갈등 양상에 대한 피로감을 토로했다.

특검은 10시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여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김 여사가 늦으면서 조사는 예정된 시간보다 늦은 10시 23분께 시작됐다. 특검보 등과 별도 티타임은 없었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우리기술 주가조작 △명태균 씨 공천개입 △명품 가방·목걸이 수수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인사개입 △코바나컨텐츠 협찬 △김 여사 일가의 양평 고속도로 특혜 △'집사 게이트' 등 의혹을 받고 있다.

sho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