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일 車시장 개방 공언…NYT "실효성 낮아"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8-06 09:41: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협정을 체결하며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시장을 개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효성이 낮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무역 장벽 철폐 약속이 미국산 차량 판매 증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무역 합의 결과를 소개하며 "한국은 폐쇄된 국가였는데 이제 갑자기 우리는 한국에 자동차, 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팔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정말로 한국을 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 합의 전에도 한국은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해왔지만, 미국은 한국의 자동차 안전·환경 기준을 비관세 장벽이라고 주장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의 안전 기준을 충족한 미국산 자동차는 한국 기준도 충족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미·일 무역 합의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이 자체 안전기준에 따른 검사 없이 미국산 자동차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산 자동차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
지난해 제너럴 모터스 등 미국 업체가 일본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다.
포드는 수익성이 낮아 2016년 일본 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무역 합의가 판매 증진에 영향을 미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을 예로 들어보면, 도로가 좁고 혼잡해 대부분의 소비자가 작고 연비 좋은 차량을 선호한다.
트럭과 SUV가 대다수인 미국 업체의 라인업과 상반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제너럴모터스에서 일했던 기무라 츠요시 일본 주오대학교 교수는 일본에 진출한 미국 자동차 업체들에 무역 장벽은 결코 문제가 아니라며 "시장의 기본적인 니즈를 고려하면 미국 업체들의 차량은 적합하지 않다.
일본이 자동차 시장을 개방하더라도 미국산 차가 팔릴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은 1980~1990년대 미국산 자동차 판매 문제로 대립한 바 있다.
결국 1995년 일본은 외국산 자동차 대리점 접근 확대 등 여러 조치에 합의했는데 일본 내 미국산 자동차 판매는 변동이 없었다.
당시 글렌 S 후쿠시마 전 주일 미국상공회의소 회장도 미국 차량인 캐딜락이 도쿄 자택 근처 커브 길을 지나가기에 너무 커서 닛산을 탔다고 알려졌다.

실효성이 낮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무역 장벽 해제에 집중하는 이유는 정치적 필요성 때문이다.
앨런 울프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당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서 미국산 유제품 수출을 강조한 것과 비슷하다며 "특정 수출 분야를 개방하는 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중요성을 가진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하며, 따라서 미국에도 중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