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북권 최초 대기업 본사 유치
230억 투입한 수락휴 3분 마감 '히트'
5대 축제·3대 음악회로 문화도시 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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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21일 오후 서울 노원구청 집무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서울시 최초 자연휴양림 '수락휴' 7월 예약이 단 3분 만에 마감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단순한 쉼터를 넘어, 공공이 주도해 만든 고품질 휴양 공간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았다.
수락휴의 시작은 민선 7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수락산 동막골을 산행하던 중, 한 사찰의 주지 스님이 지금의 부지를 추천했다. 서울 도심에 있으면서도 강원도 숲과 같은 깊은 운치를 지녔다.
구는 230억 원을 투자해 호텔급 시설의 안락함을 갖춘 자연휴양림을 조성했다. 오 구청장은 "서울 최초의 휴양림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며, "공공 부문도 휴양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구는 자연을 최대 자산으로 삼아 힐링 도시 전략을 펼쳐왔다. 불암산 나비정원, 경춘선 숲길, 초안산 수국동산에 이어 수락휴까지, 도심 속 자연을 활용한 공간들을 최대한 활용했다. 자연을 품은 환경은 '문화도시 노원'의 밑거름이 됐고, 5대 축제와 3대 음악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문화행사들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여기에 '서울 동북권 최초의 대기업 본사 유치'라는 굵직한 변화도 더해졌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광운대역세권 개발에는 현대산업개발이 약 4조 5000억 원을 투입해 참여하고 있으며, 본사 역시 노원으로 이전한다.
이외에도 창동차량기지 디지털바이오시티(S-DBC), 백사마을 재건축 등 지역의 미래를 결정지을 대형 프로젝트들이 하나둘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 오 구청장은 "천지개벽이 눈앞에 와 있다"라며 "후반기 구정 운영의 핵심 키워드는 완성"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일문일답.
-수락산 자연휴양림 '수락휴' 예약이 3분 만에 매진되는 등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도입 배경은.
민선 7기 초반에 수락산 동막골에 4개의 사찰이 모여있는데 주지 스님 한 분이 부지를 소개해 주셨다. 서울에 있지만 강원도의 깊은 숲 같은 운치가 있는 곳이었다. 이리저리 검토한 끝에 자연휴양림으로 방향을 잡았다. 제가 워낙 산을 좋아하고, 자연휴양림을 자주 다녔다. 그러한 경험이 많이 작용했다.
-지상 14ｍ 높이에 지어진 '트리하우스'가 특히 히트를 쳤다.
호텔급 차별화를 노렸다. 기술적으로도 노력을 많이 했는데, 시대에 맞아 떨어졌다. 개장 후에 민간 리조트 대표가 찾아와 트리하우스에 대해 묻기도 했다. 이전에는 공공이 민간으로부터 휴양 문화를 배웠지만, 민간이 공공 사례를 참고하려는 단계에 올라선 거다. 공공이 주도해도 충분히 새로운 휴양 문화의 패러다임을 만들고, 높은 수준의 모델을 구현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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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원구 수락휴 트리하우스./노원구 |
-민선 8기 성과와 후반기 구정 방향은.
민선 7기부터 7년 간 했던 일들이 이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창동차량기지 디지털바이오시티(S-DBC), 백사마을 재건축 같은 사업들은 단순히 구청장의 공약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오랜 염원이었다. 하나둘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 후반기 구정 운영의 핵심 키워드는 '완성'이다. 지금까지 추진해온 사업들이 착공이나 계획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꼼꼼히 마무리하겠다.
-남은 임기에 꼽고 싶은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광운대 역세권 개발 사업이다. 구 숙원 사업으로 30년 전부터 주민들께서 혐오 시설이라 철거를 요구해 왔다. 현재 복합용지에는 약 3032세대 '서울원 아이파크'가 들어선다. 공공용지에는 약 1만㎡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0층 이하 규모로 서울형 기숙사, 체육센터, 도서관, 청년커리어센터, 월계3동 주민센터 등을 계획하고 있다. 5성급 호텔, 아이파크 몰과 도서관, 체육관 등 엄청난 복합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노원은 그간 단순히 '사는 곳'인 베드타운이었는데, 이제는 '살면서 일하고 즐기는 도시'가 된다.
-민선 8기 노원구 슬로건이 '문화도시'다.
몇 년 전만 해도 노원은 문화 불모지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만큼 문화 인프라가 부족했고, 주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할 만한 기반도 충분하지 않았다. 노원 주민들 역시 마음의 여유도 크게 없어 문화 생활을 많이 하진 않는다. 그래서 5대 축제, 3대 음악회, 찾아가는 오케스트라 등을 만들었다. 노원 달빛산책은 매년 수십만 명이 몰리는 인기 행사로 자리잡고, 올해 불암산 철쭉제는 2주간 32만 명이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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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21일 오후 서울 노원구청 집무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
-HDC 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하는 광운대 역세권 개발 사업은 약 4조5000억 규모의 사업이다. 대기업 본사 이전도 고무적인데.
현대산업개발이 현재 용산역에 있다. 제가 우선 협상 대상자와 협상할 당시, 비싸게 왜 임대료를 내고 있느냐고 그랬다. 부지에 제대로 된 본사를 만들어 놓으면 임대료도 안 나가지 않지 않느냐. 다른 개발 회사는 아파트 짓고 팔고 가기 바쁜데, 현대산업개발은 지역에 남아서 지역과 함께 하겠다는 마인드가 있더라. 현대산업개발 직원만 해도 2000명이다. 현대 아이파크몰과 영화관, 도서관이 다 들어오기 때문에 하나의 거점이 생기는 거다. 서초, 강남에는 대기업 본사가 많지만, 서울 동북권에서 대기업 본사가 들어서는 최초의 사례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렸던 백사마을 철거가 드디어 본격화됐다.
지난 5월에는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해 정비계획이 확정됐.다 달동네 백사마을이 2029년이면 최고 35층 3178가구의 고품격 아파트 단지로 변신한다. 구의 제도개선 건의와 같은 노력이 상당 부분 반영이 됐다. 2029년이면 최고 35층 3178가구의 고품격 아파트 단지로 변신한다.
-갈등이 길었는데 어떻게 해결했나.
사업시행자가 사업을 포기하기도 했고, 개발방식이나 사업비 관련해서 주민 간의 갈등도 심했다.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우리구는 서울시와 함께 33회나 되는 끈질긴 회의, 심의를 거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중재에 나섰다. 구청은 서울시와 주민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사업성을 높였다. 주민들은 단합했고, 시 역시 빨리 단합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노원구는 최근 인구와 청년층 감소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해법이 있다면.
아파트 재건축이다. 우스갯소리로 노원구는 ‘윤수일 아파트’가 많다. 이제 '로제 아파트'로 바궈야 한다. 아파트가 노후되고, 주차가 어려우니 다 경기도 주변 신도시로 다 나가버린다. 4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는 재건축해야 한다. 특히 재건축 신속추진을 위해서 주민들, 전문가들과 소통하면서 서울시와 국토부에 줄기차게 건의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제도개선에 성공한 사례가 바로 '재건축 진단 기준 완화'다. 기준 완화 이후 재건축진단을 통과한 단지가 노원구에만 26개가 된다. 1단지만 해도 2000~3000명 정도 되는데 5만~6만명 규모다. 새로운 아파트를 만들어야 다시 주민들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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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21일 오후 서울 노원구청 집무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
-새 정부에 요청하고 싶은 정책은.
재건축 규제를 푸는 거다. 재건축을 빨리 진행시키면 자연스럽게 공급이 늘지 않나. 예를 들어 임대주택 15% 의무 건설 같은 규제는 조합원들 입장에서 손해 보니까 안 지으려고 한다. 일정 비율의 공원 기부채납 같은 것도 그렇다. 노원구의 경우 이미 오래전 신도시 개발 때 충분한 공원이 조성돼 있어, 추가 조성보다 주민 편의시설이나 분양 비율 확대가 사업성 확대에 더 효율적이다. 정부가 재건축 관련 규제를 지역 여건에 맞게 완화했으면 한다. 이를 통해 도심 내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내년이면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3선 계획이 있나.
주민들께서 쉬라고 하면 쉬고, 계속 봉사하라고 하면 봉사하겠다. 제 판단보다는 주민들에 달려 있다. 민선 9기에 하고 싶은 일도 있다. 개별 아이템보다는 연속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사업이 눈에 밟힌다. 특히 서울 디지털 바이오시티(S-DBC) 조성 사업이 연속성을 갖추고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다.
-임기 동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울 디지털 바이오시티다. 창동차량기지가 내년에 이전하면 약 5만 5000평의 부지가 생긴다. 이곳에 조성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주거 재건축도 중요하지만, 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로 발전하려면 결국 일자리 창출이 핵심이다. 비록 제 임기 내에 완공은 어렵더라도 기반을 잘 닦아두면 다음 구청장이 이어받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을 거다. 이번 바이오단지는 다음 세대의 자산이 되도록 준비하는 게 제 마지막 과제다.
-주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세금 내는 게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듣는 게 제 목표다. 예전에 어떤 어르신께서 무장애 숲길을 걷다가 "이 길도 만들어줬는데, 종부세 내겠다"고 하신 적이 있다. 그때 제대로 하고 있구나라는 확신을 가졌다. 주민들은 세금이 낭비되는 걸 정말 싫어하고, 꼭 필요한 데 써달라는 기대가 크다. 특히 문화도시는 제가 이끌고 가고 있는 건데, 체험해 보면 삶의 질이 확실히 좋아지는 걸 느낄 거다. 집 앞에다 제가 판을 깔아놓고 기다리고 있으니, 그냥 나오시라.
◆오승록 노원구청장 프로필
△1969년생 △연세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 △연세대 졸 △국회의원 비서관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8·9대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민주당 대변인 △민선7·8기 노원구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