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6세기를 마지막으로 500년 넘게 활동이 없었던 러시아 캄차카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이 분화했다.
이번 분화는 러시아 동부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8.8 강진이 발생한 지 사흘 만에 일어났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통신사 리아노보스티는 이날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에서 솟아오르는 거대한 화산재 기둥을 포착한 사진을 공개했다.
캄차카주 비상사태부는 텔레그램 게시물에서 "화산재 기둥이 6000ｍ까지 치솟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사태부는 "화산재가 태평양을 향해 동쪽으로 확산하고 있다"면서 "화산재 이동 경로에 거주 지역은 없으며, 거주지에 화산재가 떨어졌다는 보고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크라셰닌니코프 화산 분화로 "항공 운항 위험 등급에서 '주황색'을 받았다"며 "이는 이 지역 항공편 운항이 중단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기관 별로 견해차가 있지만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은 15~16세기에 마지막으로 분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연구소 세계 화산 프로그램에 따르면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의 가장 최근 활동은 1550년이다.
러시아 화산지진학연구소 자료로는 이보다 약 100년 앞선 1463년(오차 ±40년)이다.
이들 자료를 바탕으로 보면 이날 크라셰닌니코프 화산 분화는 최소 475년 만의 일이다.
러시아 동부 오호츠크해와 베링해 사이에 자리한 캄차카반도에서는 지난달 30일 규모 8.8 강진이 발생했다.
이곳은 '불의 고리'에 속하는 곳으로 지진 및 화산 활동이 매우 활발한 지역이다.
이 반도에는 160개 이상의 화산이 있으며, 이 가운데 29개는 활화산이다.
강진 이후 캄차카반도에서는 여진이 계속되고 있으며 대표적 활화산인 클류쳅스카야가 분화해 붉은 용암이 서쪽 경사를 따라 내려왔다.
클류쳅스카야 화산은 높이 4750m 이상으로 유럽-아시아 대륙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이다.
이 화산은 2000년 이후 최소 18차례 분화가 발생했을 정도로 활동이 활발하다.
이번 강진으로 지진 발생 지역은 물론 일본, 하와이, 에콰도르에까지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으며,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대피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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