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보이그룹의 매니저가 인천국제공항에서 팬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장면이 포착, 연예인 과잉 경호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한 영상에서 비롯됐다.
게시자 A씨는 '제로베이스원 구경하다 전참시 나온 매니저한테 얻어맞은 썰'이라는 글과 함께 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공항에서 보이그룹 제로베이스원 매니저가 팬들을 향해 주먹을 들어 올리며 위협을 가하는 듯한 장면이 담겼고, 직후 '퍽' 소리와 함께 화면이 흔들렸다.
A씨는 "누가 팬이고, 누가 단순히 지나가던 사람인지 구분도 안 한 채 (매니저가) 무작정 주먹을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팔꿈치에 멍이 들었다"며 "일반인 입장에서 황당하고 위협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당일 공항은 'KCON LA 2025' 출국을 앞둔 여러 아이돌 팬으로 혼잡한 상황이었다.
이에 팬들이 출국 동선을 막자 제로베이스원 매니저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게 현장에 있던 팬들의 설명이다.
논란이 된 매니저는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도 출연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팬 카페 등에선 "공항은 공공장소인데 경호를 빌미로 폭력적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팬들은 "신기해서 구경하던 중 갑자기 위협을 당했다"고 항의했고, 일각에서는 "화풀이 수준"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이같은 연예인 과잉 경호 논란은 예전에도 종종 발생했다.
지난해 7월에는 배우 변우석의 경호원이 인천공항 라운지에서 일반 승객들을 향해 강한 플래시를 비춰 비난을 받았다.
당시 영상 속 일반 이용객들은 변우석을 보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에 과잉 대응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경호업체는 뒤늦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그룹 NCT드림의 팬이 경호원에게 떠밀려 늑골 골절상을 입은 사건도 있었다.
보이넥스트도어의 경호원이 팬을 손으로 밀쳐 넘어뜨리는 모습이 영상에 담겨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인천국제공항은 한때 연예인 전용 출입문 계획을 발표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일반 승객과 팬들 사이에서의 충돌을 줄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연예인 특혜라는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대형 연예기획사 위주로만 관련 공문이 전달된 사실이 알려지며 중소 기획사 차별 논란까지 불거지자 결국 공항 측은 계획을 백지화했다.
공항 내 과잉경호 논란이 계속되면서 연예계에서도 자정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뷔는 최근 라이브 방송에서 "공항은 우리의 것이 아니다"라며 "팬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질서 유지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과거 팬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던 '퍼플라인' 캠페인을 언급하며 "그런 문화가 다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