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미·러 간 긴장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이 고율 관세와 제재를 앞세워 러시아에 종전을 압박하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격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핵 위협까지 거론하며 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의 도발적 발언에 대응해 핵잠수함 2대를 특정 지역에 배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발언은 단순한 협박을 넘어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혹시라도 말이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전날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러시아 제재를 강하게 비판하며 옛 소련의 핵보복 시스템인 '데드 핸드(Dead Hand)'를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설적인 데드 핸드의 파괴력을 기억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데드 핸드는 러시아 지도부가 공격으로 무력화될 경우 자동으로 핵미사일을 발사하도록 설계된 보복 시스템이다.
양국이 핵 사용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대치하는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압박이 러시아를 움직이지 못하면서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러시아에 50일 이내 전쟁을 끝낼 것을 요구한 데 이어, 러시아의 비협조적 태도를 비판하며 종전 시한을 이달 8일까지로 앞당겼다.
그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등으로 간접 지원을 하는 국가에 2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내세우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확대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연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폭격을 가하는 등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전날까지 이틀 동안의 폭격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는 올해 들어 이미 11만2500명의 병력을 잃었고, 우크라이나도 8천 명가량 전사했다"며 "너무나 많은 불필요한 희생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전쟁 종식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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