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카타르 국왕으로부터 받은 전용기의 개조비용을 둘러싸고 미 정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개조비용을 국방예산 일부 항목에 포함시켰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개조비용 또한 항공기 가격의 2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미 의회의 예산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 국왕으로부터 선물받은 보잉 747-8 항공기의 개조비용이 국방부 예산에 포함됐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NYT는 "최근 국방부에서 핵무기 현대화 프로그램 자금 중 9억3400만달러(약 1조2905억원)를 '기밀 프로젝트 전용' 명목으로 전용했는데, 이것이 전용기 개조 비용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7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사우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국방장관은 카타르 정부가 소유한 보잉 747-8 항공기 1대를 미 국방부에 무상으로 기부한다는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해당 항공기는 이미 미국 텍사스주 샌 안토니오 공항에 보내졌으며 대통령 전용기로 개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해당 항공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카타르를 국빈방문할 당시 카타르 국왕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용기로 선물한다고 밝힌 바 있다.
1대당 가격은 4억달러(약 5562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카타르 국왕의 선물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 미국 안팎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뇌물 논란이 쏟아지며 비난이 일었다.
미국 민주당에서는 공직자가 의회 동의 없이 외국 정부로부터 금전적 이득을 취할 수 없도록 규정한 미 헌법 제1조 9항 위반 등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왕실로부터 대가없이 받은 선물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해당 항공기의 개조비용도 항공기 가격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민간 항공기를 미국 대통령 전용기로 개조하려면 각종 기밀 방어 및 통신 시스템 등을 갖춰야하는데 이 비용이 항공기 가격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YT는 미 공군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 공군에서 개조비용이 4억달러 이하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개조비용엔 10억달러(약 1조3784억원) 정도 비용이 소요될 것이란 추정이 이었는데 실제 비용이 어디까지 치솟을지가 정계의 관심사"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잉사에 의뢰한 미국 대통령 전용기 2대의 가격은 40억달러(약 5조5144억 원)에 달한다.
미국 대통령 전용기는 민간 항공기를 개조해 만드는데 대부분의 비용이 소요된다.
군용엔진이 탑재돼 비행속도를 크게 높이고 공중급유가 가능토록 주유장치도 전면 교체된다.
1회 급유 후 최소 7일 이상 장기 비행이 가능토록 유류저장공간도 확대된다.
또한 핵폭발 및 전자파 충격 등에 방어가 가능해야하며, 기체에서 적외선을 발사해 적군의 유도미사일을 교란시키는 방어시스템 등이 함께 장착된다.
미국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인 진 샤힌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핵 현대화 예산에서 자금을 빼내 트럼프 대통령의 사치스러운 항공기 개조 비용을 대고 있다는 사실은 우려스럽다"며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우리의 신뢰도를 훼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허영심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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