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 검체 검사 결과를 잘못 관리해 한 30대 여성이 유방암이 아닌데도 가슴 절제 수술을 받게 만든 GC녹십자의료재단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병리 분야 1개월 인증 취소 처분을 받았다.
1일 복지부에 따르면 제2기 검체검사수탁 인증관리위원회는 전날 올해 제1차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위원회는 검체 검사 위탁에 관한 기준에 따라 수탁 기관 인증 등의 권한을 갖는 복지부 장관 소속 기구다.
이번 회의에서 위원회는 대한병리학회의 현장 실사 결과를 토대로 GC녹십자의료재단의 병리 분야 1개월 인증 취소를 결정했다.
GC녹십자의료재단은 조직 검사 등을 위탁받아 판독하는 검사기관이다.
피해 여성 30대 A씨는 지난해 9월 의원급 의료기관 검진에서 건강 검진을 받은 뒤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그는 가슴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 A씨는 자신이 암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는 GC녹십자의료재단이 하루 먼저 검사받은 다른 여성의 검사 결과를 A씨의 것으로 잘못 분류해 벌어진 일로 파악됐다다.
GC녹십자의료재단은 "병리검사 진단 판독을 위해 슬라이드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생긴 라벨 부착 오류"라고 실수를 인정했다.
위원회는 환자 건강에 실제로 위해가 발생했다는 점, 해당 사실 인지 후 개선 노력이 미흡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개월 인증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GC녹십자의료재단은 인증 취소 기간 병리 검사 분야에서 검체 검사, 건강보험 검사료 청구를 할 수 없게 된다.
시행 시기는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절차를 거친 뒤 확정된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이번 검체 변경과 같은 사건은 국민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으로, 검체검사 전 과정을 더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모든 관계자가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체검사 위·수탁 전반에 걸친 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2기 위원회는 관련 학회, 수탁기관, 의약계 단체, 정부 인사 등 총 11명으로 구성됐고, 2028년 6월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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