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전 냉동된 배아를 기증받아 아기를 출산한 미국인 부부의 이야기가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의 사례는 역대 '최고령' 배아를 통한 출산으로 기록됐으며, 과학기술 전문지인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테크놀로지 리뷰에도 소개됐다.
30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의 린지·팀 피어스(35·34) 부부는 1994년에 냉동된 배아를 통해 임신에 성공해 지난 26일 아들을 품에 안았다.
피어스 부부가 기증받은 배아는 1990년대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 시술을 시도하던 린다 아처드가 냉동해 둔 것이었다.
아처드는 당시 남편과 4개의 배아를 만들었고, 그중 하나를 자궁에 이식해 30년 전 딸을 출산했다.
나머지 배아 3개는 저장고에 보관했다.
그 후 아처드는 남편과 이혼하며 배아에 대한 법적 관리권을 갖게 됐고, 피어스 부부에게 배아를 기증했다.
7년간 노력 끝에 출산한 린지는 "출산 과정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 괜찮다.
아기가 정말 순하고, 우리에게 이런 소중한 아기가 왔다는 데에 경외심을 느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2022년에는 미국 오리건주의 한 여성이 30년 전 냉동된 배아로 쌍둥이를 낳은 사례를 경신하게 된 린지는 "어떤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우리는 단지 아기를 갖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체외수정(IVF) 후 남은 배아를 불임 부부나 개인에게 기증하는 배아 기증 프로그램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기증은 비영리기관이나 생식의료 클리닉을 통해 진행되며,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 FDA(미국 식품의약국) 지침에 따라 감염병 검사, 심리 평가, 법적 계약 절차를 거친다.
대부분의 주에서는 배아를 '재산'으로 간주해 입양보다는 재산 이전의 형태로 법적 처리가 이루어지며, 기증 방식은 익명, 반개방, 개방형 중 선택이 가능하다.
기증자는 수혜자의 인종, 종교, 성별 선호 등을 설정할 수 있으며, 수혜자는 원하는 기증자 조건에 따라 배아를 선택할 수 있다.
평균 비용은 1만~2만달러(약 1389만원~2779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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