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도 안심 못 한다…'이것' 자주 먹으면 폐암 위험 41%↑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7-30 16:29:36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초가공식품 섭취가 폐암 발병 위험을 41%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최근 국제 호흡기 질환 저널 쏘락스(Thorax)에 초가공식품이 심장병, 당뇨, 비만 외에도 폐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 게재됐다.

초가공식품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기준 일반 가정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식재료나 식품을 더 맛있고 먹고 싶게 만드는 첨가물이 포함된 음식을 뜻한다.
이들 성분은 탄산음료, 감자칩, 인스턴트 수프, 치킨너겟, 아이스크림 등 제품 가공에 흔히 쓰인다.
식품을 더욱 맛있고 보기 좋게 만들기 위해 첨가되는 방부제, 인공색소, 유화제, 첨가되거나 변형된 당, 소금, 지방 등도 포함된다.

연구진은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의 식이 빈도 설문에 응답한 10만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폐암 진단 의료기록과 비교해 연관성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하루 평균 약 3회 초가공식품을 섭취했다.
이들이 소비한 품목은 주로 가공육, 다이어트 탄산음료, 청량음료다.

연구 결과,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이 가장 적게 섭취한 사람보다 폐암 진단 확률이 4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흡연 여부 등 다른 변수들을 반영한 뒤에도 여전히 유의미했다.

연구진은 "산업적 가공은 식품의 구조를 바꿔 영양소의 흡수와 이용에 영향을 미치고, 유해한 오염 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아크롤레인'을 지목했는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 물질은 담배나 나무, 플라스틱, 휘발유가 연소될 때뿐 아니라 지방이나 오일을 고온으로 조리할 때도 발생할 수 있다.
연구진은 또 식품 포장재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도 문제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초가공식품이 폐암을 직접적으로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는 어렵다.
CNN은 "단지 두 가지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점만 확인됐다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예방 및 생활습관 의학 전문가 데이비드 카츠 박사는 "이번 연구는 초가공식품이 폐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폐암은 가장 발병률이 높은 암이다.
2022년 기준 전 세계에서 약 240만명이 신규 진단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흡연이 폐암의 주요 원인인 것은 분명하지만, 비흡연자에게서도 폐암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다른 요인들이 폐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터프츠대학 프리드먼 영양과학정책대학원의 장팡팡 교수는 "흡연은 폐암의 매우 중요한 위험 요인이기 때문에 조정 변수로 쓰일 때 정교하지 못하면 오차가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흡연 여부만이 아니라, 하루 흡연량, 흡연 기간, 누적 흡연량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초가공식품과 폐암 간 연관성은 비흡연자 집단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카츠 박사는 "초가공식품이 폐암 위험 요인일 가능성이 새롭게 제기된 만큼 식단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자연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채소, 과일, 통곡물, 콩류, 렌틸콩, 견과류, 씨앗류처럼 가공되지 않은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단이 건강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장 교수는 식단 개선을 위해 식품 라벨을 꼼꼼히 살펴보라고 권고했다.
그는 "익숙하지 않은 성분명으로 가득한 긴 성분표가 있다면, 이는 인공첨가물일 가능성이 높다"며 "최대한 원재료나 최소한의 가공을 거친 재료로 요리를 해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