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동부 오호츠크해에 접한 캄차카 반도에서 30일 발생한 대규모 지진 여파로 일본 태평양 연안 지역에 최대 3ｍ 높이의 쓰나미에 대비하라는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다.
지진 여파로 한반도 해안에는 0.3m 미만의 쓰나미가 예측됐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4분께(현지시간) 캄차카 반도 동쪽 바다에 규모 8.0 지진이 발생했다.
캄차카 반도는 지각 활동이 활발해 '불의 고리'(Ring of Fire)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크고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진앙은 인구 18만7000명이 있는 러시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에서 동남쪽으로 136㎞ 떨어진 곳이다.
진원의 깊이는 19㎞로 관측됐다.
이어 캄차카 반도 동쪽 근해에서 규모 8.7의 초강진이 재차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솔로도프 캄차카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오늘 지진은 심각했고,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했다"고 밝혔다.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첫 지진 이후 러시아와 일본에 3시간 이내에 위험한 쓰나미가 닥칠 수 있다며 경보를 발령했다.
한반도 해안에는 0.3m 미만의 쓰나미가 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높은 물결이 우리나라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한반도에 큰 피해가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PTWC는 괌과 하와이 일부 해안에도 높이 1~3m의 쓰나미가 밀어닥칠 수 있다며 경보를 내렸다.
필리핀, 마셜 제도, 팔라우, 미크로네시아연방 추크 제도·코스라에 섬에도 일부 해안에 0.3~1m의 쓰나미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1년 대지진을 겪은 일본은 홋카이도 태평양 연안 전역에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하고,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25분께 "러시아 캄차카 반도 동쪽 해상을 진원으로 하는 규모 8.7 지진이 발생했다"며 일본 북부 홋카이도에서 규슈까지 태평양 연안에 쓰나미 주의보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후 기상청은 오전 9시40분께 지진 여파로 일본에 닥칠 수 있는 쓰나미 예상 높이를 3m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지역에서 쓰나미 주의보보다 단계가 높은 '쓰나미 경보'로 바꿔 발령했다.
이날 오전 9시40분 기준 14개 해역에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다.
원자력발전소도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운전을 멈춘 상태인 아오모리현 히가시도리촌의 히가시도리 원자력발전소는 쓰나미 도달에 대비해 항만 부지에서의 작업을 중단하고, 도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당국은 해안에 있는 시민들의 안전을 당부했다.
NHK 방송은 일본 정부가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전하며 "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된 지역 주민들은 해안이나 강 하구에서 멀리 떨어져 접근하지 말라"고 했다.
러시아 당국도 해안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이날 실제 강진이 발생하면서 '7월 대지진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7월 대지진설'은 만화 예언과 유튜브발 괴담이 확산되며 사회적 불안을 키웠고, 지난 5일이 큰일 없이 지나간 뒤에도 '이번 달 안에 올 것'이라는 불안이 이어졌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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