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15% 관세’ 협상 타결… 한국 부담 더 커져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7-28 08:35:5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8월 1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부과가 임박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했다.
당초 30%로 예고됐던 EU의 관세는 15%로 정해졌다.
일본에 이어 EU까지 미국과 무역협상을 완료하면서 이번주 협상에 나서는 한국의 부담도 더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회동한 뒤 EU의 상호관세를 15%로 부과하기로 하는 등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유럽산 제품에 대한 15%의 관세율은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을 포함한 대부분 분야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대신 EU는 7500억 달러(약 1038조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와 막대한 규모의 미국산 군사 장비를 구매하는 한편 기존 투자 외에 6000억 달러(약 830조원 7000억원)를 추가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27일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열린 회담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일본은 당초 25%로 발표된 관세를 자동차를 포함해 15%로 낮추면서 자동차 및 트럭, 쌀 등 일부 농산물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기로 했다.
또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60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고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 항공기 100대 구입,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를 위한 미일 조인트 벤처 설립 등도 합의했다.

미국의 최대 무역 상대인 EU도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하면서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는 한국, 캐나다, 멕시코, 인도 등으로 줄어들었다.
중국의 경우 28~29일 이틀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국과 제3차 고위급 무역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한국은 미국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일본과 EU가 현재 한국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무역 합의를 마무리하면서 미국과의 협상에 대한 중압감이 훨씬 커지고 있다.
한국이 내달 1일 이전 미국과 새로운 무역합의를 타결하지 못하거나, 합의에 이르더라도 관세율 등 무역환경에서 일본이나 EU보다 불리한 협상 결과를 떠안게 될 경우 한국은 수출 경쟁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본과 EU가 상호관세율을 낮추는 조건으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도 한국으로선 부담이다.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에 40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요구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한국 정부는 ‘1000억 달러+α(알파)’ 규모로 국내 대기업의 대미 투자 계획을 미국 측에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상호관세 부과 시한인 내달 1일을 하루 앞둔 오는 31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워싱턴에서 베선트 장관과 최종 담판을 벌일 예정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와 같은 날 만나 측면 지원하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미 지난 주 미국을 방문해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더그 버검 내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 협상을 벌였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