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총장 영향력 강화… 독립성 훼손
EU 가입조건 배치에 주변국도 우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반부패 기관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에 서명하자 수도 키이우 등에서 수천 명의 시민들과 일부 참전용사들이 모여 정부의 ‘독재화’를 규탄했다.
우크라이나에서 반정부 집회가 열린 것은 2022년 러시아 침공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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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이우 도심서 젤렌스키 규탄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도심에서 시위대가 정부를 감시하는 국가반부패국(NABU)과 반부패특별검사실(SAPO) 등 반부패 기관의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에 서명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반정부 집회가 열린 것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처음이다. 키이우=AFP연합뉴스 |
이번 시위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검찰총장의 권한을 확대하는 법안이 통과되며 촉발됐다.
법안에 따르면 검찰총장은 수사 재지정, 이관 등 더 많은 감독권을 국가반부패국(NABU)과 반부패특별검사실(SAPO)을 상대로 행사하게 된다.
사실상 정부 승인 없이는 현직 고위 공무원 수사가 불가능해진 셈이다.
반부패기관과 야당은 법안이 통과되자 반발했다.
세멘 크리보노스 NABU 국장은 이 법이 두 기관의 업무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올렉시 곤차렌코 야당 의원도 “작은 민주 국가와는 달리 작은 독재 국가는 조만간 큰 독재 국가에 삼켜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변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잇달았다.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조건에 부패 방지 개혁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기욤 메르시에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22일 “우크라이나의 최근 반부패기관에 대한 조치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독일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반부패 기관의 독립성과 역량은 최근 우크라이나 개혁의 핵심이며 우크라이나는 앞으로도 이런 노력의 진전을 바탕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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