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연, 교량 케이블 안전 '자가진단' 시스템 개발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7-22 09:08:34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구조연구본부 박영수 연구팀이 교량 케이블에서 발생한 이상 신호를 자동으로 감지, 스스로 케이블 상태를 분석해 문제를 예측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기반 자율형 케이블 모니터링 시스템(이하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장교는 케이블 지지 방식의 대표적인 구조물로 구조적 효율성과 미관상 장점으로 교량 건설에서 활발하게 적용된다.
현장에서 대부분 사장교는 가속도, 변형률, 온도, 풍속 등을 상시 수집해 관리하게 된다.
특히 케이블 장력의 정밀 모니터링은 안전관리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기존 유선 기반의 계측 시스템은 센서와 로거(수집 장치) 연결 후 케이블 보호를 위해 관을 설치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물인터넷 센서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센서는 단순 데이터 전송과 장비 제어 기능에 국한된다.

이 때문에 대량의 데이터를 중앙 처리 방식으로 운영하게 되고, 결국 사물인터넷의 핵심인 분산 처리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한계를 나타낸다.
센서로 케이블의 움직임을 측정해도 이를 장력 값으로 추정하는 데는 기술적 제약이 따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센서와 알고리즘을 통합해 교량 케이블에서 발생하는 이상 신호를 자동으로 감지한 후 케이블 상태를 스스로 분석해 문제점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분석해 유의미한 정보만 무선(LTE)으로 전송해 전력 소모가 적고, 별도의 무선 인프라 없이 통신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시스템 내부에는 256GB의 저장 공간이 확보돼 통신 장애가 발생해도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저장 및 재전송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시스템을 지난해 서울 올림픽대교 케이블 2개소에 시범 적용했을 때 기존 유선 계측 시스템의 장력 측정값보다 정확도가 높은 것(평균 오차율 0.5%)을 확인했다.

또 지난해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 운영하는 보성 기상 관측 탑(높이 307m)에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우수한 성능을 재확인했다.
개발 센서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서버로 전송할 때 수집된 데이터 수신율은 99%, 장력 탐지율은 98.5%를 나타냈다.

건설연은 현재 동남아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해 필리핀 팡길만 교량(Panguil Bay Bridge)에 시스템을 설치해 현지 적용 가능성도 검증하는 중이다.

박선규 건설연 원장은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실시간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설물 안전관리 방법"이라며 "건설연은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기반 시설에서 신뢰성 높은 안전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