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량지수(BMI)나 허리둘레 같은 비만 지표가 암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암의 종류뿐 아니라 성별이나 여성의 폐경 여부에 따라서도 그 양상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김성혜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캔서 커뮤니케이션즈'에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기반으로 2009년부터 2020년까지 건강검진 이력이 있는 약 398만 명(남성 약 220만 명, 여성 약 178만 명)을 평균 9년간 추적 관찰했다.
전체 대상자의 평균 나이는 46.7세였다.
이 중 6.1%(24만2243명)가 연구 기간 중 암 진단을 받았다.
남성이 13만 500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폐경 전 여성은 약 4만 명, 폐경 후 여성은 약 6만 6000명이었다.
분석 결과 남성은 허리둘레가 증가할수록 암 발생 위험이 커졌다.
허리둘레가 감소할수록 그 위험도 낮아지는 선형적인 관계를 보였다.
암종에 따라 비만으로 인한 암 발생 위험도 다양했다.
간암은 남성에서 비만 지표와 암 발생 간 비선형적인 관계가 관찰됐다.
체질량지수가 25㎏/m²이상이거나 허리둘레가 90㎝ 이상일 때부터 간암 발생 위험이 커졌고, 담도암 역시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폐암의 경우 적정 체중(체질량지수 23㎏/m²) 이하에선 체질량지수가 낮은 남성일수록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적정 체중 이상에선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성별과 폐경 상태에 따라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가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스플라인 곡선으로 정밀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에선 기존에 비만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13개 암 외에도 골수성 백혈병이나 비호지킨 림프종 등 다양한 암종에서 비만·복부 비만과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김성혜 교수는 "다양한 암이 비만 및 복부 비만과 관련 있지만, 성별과 폐경 상태 등에 따라 그 연관성의 양태가 달라 맞춤형 암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고 말했다.
신동욱 교수는 "암 발생 고위험군에 대한 적극적인 감시와 함께, 향후 개인별 암 예방 및 관리 정책 수립에 이번 연구 결과가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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