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까지 동반하는 극심한 두통 환자
신경차단술·신경박리술도 안 들을 때
통증 유발 혈관 제거 수술로 원인 없애
수술 효과 즉시적이고 84% 두통 호전
모든 두통이 신경 압박 때문은 아니야
원인 찾아 정확한 치료 방향 설정해야
#. 몇 년 전, 40대 A씨가 신경외과 전문의인 고용 더자인병원 원장(한양대병원 명예교수)의 진료실을 찾았다.
A씨는 눈이 빠져나갈 것 같은 극심한 두통을 호소했다.
통증으로 인한 구토도 이어진다고 했다.
몇 번씩 구토를 할 정도였다.
극심한 두통으로 일상을 이어가기 힘들었던 그는 약물치료, 신경차단술, 신경박리술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해봤다고 한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온 그에게 고 원장은 ‘신경절감압술’에 나섰다.
수술을 잘 마치고 회복한 A씨는 오랫동안 괴롭히던 통증에서 벗어나자 살 것 같았다.
더이상 두통약도 복용하지 않게 됐다.
A씨는 눈이 빠져나갈 것 같은 극심한 두통을 호소했다.
통증으로 인한 구토도 이어진다고 했다.
몇 번씩 구토를 할 정도였다.
극심한 두통으로 일상을 이어가기 힘들었던 그는 약물치료, 신경차단술, 신경박리술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해봤다고 한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온 그에게 고 원장은 ‘신경절감압술’에 나섰다.
수술을 잘 마치고 회복한 A씨는 오랫동안 괴롭히던 통증에서 벗어나자 살 것 같았다.
더이상 두통약도 복용하지 않게 됐다.
고 원장은 지난 17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난치성 두통 환자들이 겪는 고통을 설명하며 A씨의 사례를 들었다.
“A씨는 ‘난치성 후두부 두통’에 해당했기 때문에 수술이 가능했습니다.
두통 환자들 중에는 ‘죽어도 좋으니 이 두통에서 해방되게만 해달라’고 말할 정도로 일반인은 상상도 못할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경절감압술은 약물이 듣지 않는 이런 후두부 두통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 셈입니다.
”
두통은 크게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일차성 두통에는 편두통, 긴장성 두통, 군발두통 등 두통 자체가 원인인 경우가 있고, 이차성 두통은 외상, 종양, 염증 등 다른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두통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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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 더자인병원 원장은 1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두통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일부는 약물이 듣지 않아 환자들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며 “이 중 난치성 편두통·후두부 두통의 경우 신경절감압술로 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문 기자 |
난치성 후두부 두통은 경추에서 나오는 8개의 신경 중 2번 경추 신경이 주변의 혈관, 근육, 섬유조직 등에 눌리면서 발생한다.
고혈압 등으로 혈관이 부풀고 이로 인해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이 유발되는데, 이 혈관을 제거해 통증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제거하는 혈관은 혈액을 심장으로 되돌리는 정맥으로, 우회 혈관이 많아 제거해도 문제가 없다.
“두통이 발생하면 일단 약물로 조절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약물(진통제·트립탄·CGRP 억제제)로도 안 되면 신경차단술이나 신경박리술 등을 시도하죠. 그러나 약물 등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신경차단술 이후에도 통증이 재발한다면 신경절감압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 부위에 약물을 주입해 일시적으로 신경의 통증 전달을 차단하는 시술이고, 신경박리술은 근육, 섬유조직, 혈관 등에 눌리거나 유착된 신경을 물리적으로 떼어내 통증을 줄이는 방법이다.
“신경차단술과 신경박리술의 경우 잠시 통증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재발할 수 있습니다.
두 시술 모두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과민해진 감각을 임시로 낮추거나 떨어뜨려 놓는 조치이기 때문이죠.”
다만 신경차단술이 효과가 전혀 없다면 신경절감압술을 시도할 이유가 없다.
신경차단술은 신경 압박이 두통의 원인인지 확인하는 진단적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신경차단술을 하는 과정에서 원인이 확인되면, 그 원인을 완전히 제거하는 신경절감압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수술은 1시간 정도 걸린다.
마취 후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확인한 부위를 열어보면 볼록 튀어나온 혈관이 보이고, 이를 잘라내는 방식이다.
수술 효과는 바로 나타나는 편이다.
물론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고 원장은 10년 전 ‘유럽 신경외과 학회지’에 68명 환자에게 신경절감압술을 시행한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당시 환자의 66%는 통증이 절반 이상 줄었고, 18%는 두통약 복용이 필요 없을 정도로 호전됐다.
전체의 84%에서 양호하거나 우수한 결과가 나왔지만, 16%는 여전히 통증이 남았다.
고 원장은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들은 10년 이상 두통이 지속된 사례가 많았다”며 “이 경우 신경손상까지 발생해, 신경에 자극을 주는 원인을 제거하더라도 통증이 남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그는 “모든 두통이 신경 압박 때문은 아니다”라며 “뇌종양이나 뇌졸중이 원인일 수도 있고,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 중 호르몬 변화에 따라 두통이 발생하기도 하는 만큼 원인에 따라 치료 방향을 정확히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 찾아온 한 환자도 난치성 후두부 두통이라고 주장하며 수술을 원했지만, 영상 검사 결과 뇌종양으로 밝혀졌다.
“두통이 심하다고 해서 신경절감압술을 원하는 환자의 70∼80%는 돌려보냅니다.
전체 두통 환자 중 이 수술이 효과 있는 경우는 1%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
전체 두통 환자 중 해당 수술이 적용되는 비율은 매우 적지만, 고 원장이 신경절감압술을 강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환자들이 겪는 극심한 고통 때문이다.
“자신이 난치성 후두부 두통이라는 사실을 모르면, 환자는 계속 고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신경절감압술도 두통 병력이 10년 이하인 경우 예후가 좋은 편입니다.
약물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두통의 원인을 정확히 감별해 그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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