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72건…노후 하수관·폭우 등 복합 원인
서울시, 연 4000억 투입해 노후 관로 정비…지반 특성지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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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재난·안전 포털 서울안전누리에 공개된 '서울시 지반침하 발생현황 일일보고'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 전역에서 지반침하, 이른바 '싱크홀'이 총 72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싱크홀(땅꺼짐)'이 발생한 가운데, 25일 오전 현장이 통제돼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올해 상반기 서울 전역에서 70건 넘는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도심 지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고층건물과 공사가 몰린 강남구가 '최다 발생' 자치구로 꼽혔다.
15일 서울시 재난·안전 포털 서울안전누리에 공개된 '서울시 지반침하 발생현황 일일보고'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 전역에서 지반침하, 이른바 '싱크홀'이 총 72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23일에 한 번꼴로 도로가 꺼지는 셈이다.
서울시는 지하 공동의 크기가 0.8㎡ 이상이거나 깊이 0.8m 이상, 혹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우 지반침하로 분류해 원인 조사에 착수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구가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10건)와 강동구(5건)가 뒤를 이었다.
종로·동대문·노원구가 각 4건, 서초·강북·성북·동작·은평·양천구가 각 3건, 서대문·강서·마포·관악·광진구가 각 2건, 중랑·구로·중구·금천구가 각 1건이었다. 올 상반기 지반침하가 발생하지 않은 자치구는 도봉, 용산, 영등포, 성동구 4곳이었다.
강남구의 경우 지형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고층 건물 신축, 대규모 재개발, 지하철 공사 등 잦은 굴착 작업이 지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한강과 인접한 지역 특성상 지하수 변화에 민감할 수 있는 지질 구조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인은 노후 하수관…폭우도 한몫
침하 발생 원인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하수관로 파손'(18건)이었다. 이어 맨홀 손상(11건), 빗물받이 파손(9건), 상수도관 누수(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시 전체 하수관로 1만866km 중 절반이 넘는 6029km(55.5%)가 30년 이상 된 노후 관로다.
월별로 보면 5월이 44건으로 가장 많았다. 당시 서울에는 집중호우가 쏟아졌고, 주요 하천과 도로가 잇달아 통제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폭우는 노후 관로 주변 지반을 쉽게 유실시켜 싱크홀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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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는 연말까지 기존 지반침하 안전지도(우선정비구역도)를 고도화한 지반특성반영지도를 주요 굴착공사장을 중심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더팩트 DB |
◆서울시, 연 4000억 투입 정비 나서
이에 따라 시는 최근 시민 불안을 해소하고 대형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대규모 정비계획을 추진 중이다.
시는 노후 기반시설 정비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매년 200km씩 하수관로를 정비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총 1200km 구간을 보강하며, 특별회계 2000억원, 국비·재난기금 등 2000억원 등 연간 약 4000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빠르면 9월부터 정비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지반 안전 대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는 사고 이후 대응을 넘어 사전 예방을 위한 기반 시스템도 정비 중이다. 지난 3월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 사고를 계기로 ‘지하공간 관리 혁신안’을 마련했고, 전문가들을 추가 위촉해 지반 데이터를 고도화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기존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개선한 ‘지반특성반영지도’도 올 연말까지 제작한다. 우선 주요 굴착 공사장을 대상으로 시범 제작하고, 2026년까지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시민 혼란을 우려해 지도 공개 여부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