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월 CPI 반등 '관세 영향 시작'…근원 물가는 예상 하회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7-15 22:18:04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효과가 여름철 시작과 함께 물가에 서서히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근원 CPI가 5개월 연속 예상을 하회해 관세발(發)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으로 파악되자, 오는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이어지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선물도 상승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6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6%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5월(2.4%)과 비교해 물가 상승세가 가속화됐다는 의미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4월(0.1%)보다 상승폭은 커졌으나, 전망치에는 부합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
4월(2.8%)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시장 예상치(3.0%)를 밑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0.2% 올라 역시 4월(0.1%)보다는 높았지만 전망치(0.3%)는 하회했다.
근원 CPI는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주목하는 지표다.

품목별로 보면 주거비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2% 올랐다.
에너지는 0.9% 상승했는데 이 중 휘발유 가격은 1% 뛰었다.
식품은 0.3% 올랐는데 식료품 구입비와 외식비 상승률 모두 0.3%로 집계됐다.
신차와 중고차·트럭 가격은 각각 0.3%, 0.7% 내렸다.
의류는 0.4% 올랐고, 의료 서비스는 0.6% 상승했했다.

이번 CPI는 관세 효과가 본격적으로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름철 첫 물가 지표라 이목을 끌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을 비롯한 통화당국자들은 그동안 여름철 물가 상승 가능성을 꾸준히 경고해 왔다.
기업들이 재고를 미리 확보해 관세 부담을 흡수해 왔지만 여름철부터는 이런 재고가 소진되고 관세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근원 CPI가 예상을 하회하면서 기업들이 아직까지는 관세로 인한 비용을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근원 CPI 상승률이 예상을 하회했다는 6월 CPI 보고서 발표 후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선물은 이날 미 동부시간 오전 9시5분 기준 0.4%, 0.71%씩 상승하고 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언 린젠 미국 금리 전략 수석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 보고서가 Fed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아쉽게도 8월1일 관세 인상 압박이 Fed가 금리 인하를 보류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