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미국으로의 수출이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하며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8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5월 독일의 대미 수출액은 121억유로(약 19조5000억원)로, 2022년 3월(119억유로·약 19조10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5월 대미 수출액은 전월 대비 7.7%,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3.8% 줄었으며, 4월에도 이미 전월 대비 10.5% 감소한 바 있다.
수입액 역시 한 달 사이 10.7% 줄어든 74억유로(약 11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독일의 최대 교역국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둔화하면서 독일의 전체 수출액도 1294억유로(약 208조원)로 전월 대비 1.4% 감소했다.
올해 1분기만 해도 관세 부과 전 주문이 몰리면서 독일은 미국에 412억유로(약 66조2000억원)를 수출해 177억유로(약 28조5000억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 중 자동차 부문 흑자가 78억유로(약 12조5000억원)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그러나 4월부터 기본관세 10%에 자동차와 부품 25%, 철강·알루미늄 50% 등 다양한 관세가 부과되면서 수출이 급격히 감소했다.
현재 유럽연합(EU)은 자동차, 철강, 항공기 등 핵심 품목을 두고 미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이다.
EU는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10% 기본관세를 수용하되, 항공기와 와인, 주류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미국은 EU에 항공기와 주류는 예외로 두되, 기본관세 10%를 유지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EU가 요청한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제약 부문에 대한 관세 면제에는 아직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지 않은 상태다.
EU 측은 미국에서 제3국으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유럽 업체들에게 25%보다 낮은 관세를 적용하는 등 기존 품목관세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독일 업계는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차량이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며 관세 인하를 요구해왔다.
미국은 지난 5월 영국과의 무역 합의에서 자동차 10만대에 한해 25% 대신 10%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한 전례도 있다.
EU 관계자들은 오는 9일까지 원칙적인 합의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관련 서한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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