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이 산불 컨트롤타워?" 산림노조 강한 우려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7-03 08:16:25

소방이 대형 산불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산림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산림노조)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산불 대응 지휘권 이관(산림청→소방청)이 현장에 대한 오해와 불신에 기반하고 있으며, 실제 이관이 이뤄질 경우 공무원 노동자의 권익과 국가 산불 대응 체계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산림노조는 3일 이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 산림노조는 산불이 일반 화재와 결이 다른 점을 들어 지휘권 이관이 산불 대응에 근본적 해법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산불은 산림생태계, 지형과 기후, 지역주민, 문화유산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고위험 재난"이라고 정의한 산림노조는 "산불의 특이성을 고려할 때 단순 화재 진압 개념이 아닌 산림경영, 예방, 대비(감시), 진화, 복구 및 복원을 아우르는 통합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시스템(통합관리)은 산림청이 지난 수십 년간 축적한 경험과 데이터 조직 인프라를 바탕으로 현재 운영되고 있으며, 이를 다른 기관이 짧은 기간에 대체 또는 복제하기 어렵다"고 어필했다.

현재의 산불 대응 체계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인식이 같았다.
다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지휘권 이관은 현장에 혼선과 책임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최근 불거진 지휘권 이전 목소리가 이전부터 반복됐지만 결국 "산불은 산림청이 중심"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됐던 점도 상기시켰다.

산림노조는 "1996년 이후 대형 산불과 정부 조직 개편 때마다 산불 지휘체계 개편 논의가 7차례 반복됐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논의에서 결론은 지휘권을 '산림청 중심으로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으로 맺어졌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산림청 조직의 논리가 아니라 산불 대응의 전문성, 행정적 효율성, 예산의 연계성, 책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려진 결론이라는 게 산림노조의 설명이다.

하지만 7차례의 논의 끝에 같은 귀결이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과학·정책적 근거나 실증적 분석 없이 일방적으로 '지휘권 이관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 "우려스럽다"는 주장도 내놨다.

현재 진행되는 논의(지휘권 이관)가 단순 지휘체계 변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산림청 산림항공본부의 조직과 자산을 소방청이 흡수하려는 구조적 시도로 읽힌다"는 의구심도 내비쳤다.

또 이러한 시도가 결국에는 "소방청의 조직 확장과 승진 구조 확보를 위한 기획성 조직 개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방향에서 실제 지휘권 이관이 이뤄진다면 산림청의 재난 대응 전문성과 통합적 산불관리 체계는 심각하게 훼손되고,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산림노조는 단순히 지휘권을 유지하는 것에 함몰되지 않고, 보다 강력한 그리고 실효성 있는 국가 산불 대응 체계의 수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다"며 "산불 대응에 유관기관(산림청-소방청-지방자치단체 등)의 협업은 필수며, 그 중심에는 산불 경험과 노하우를 장기간 축적해 온 조직인 산림청이 있어야 한다"고 지휘권 이관 논의에 대한 입장을 갈음했다.

한편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산불재난 제도개선 방안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전·현직 소방관 다수가 참석해 "대형 산불 재난 대응의 컨트롤 타워를 소방청이 맡는 것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 자리에서 소방 관계자들은 산림청과 소방청 그리고 지자체 등으로 나눈 현재의 대응체계가 비효율적으로 운용된다는 점과 이러한 체계로는 향후 대형 산불이 재발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휘권 이관이 필요한 근거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