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경찰 트집 잡기' 우려…"권위주의적 검사의 시간끌기 수법"더팩트 기사제공: 2025-07-02 00:06:03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은 오는 2일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검에 이어 3대 특검이 모두 본궤도에 오르는 것이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2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내란 특검에 이어 김건희 특검과 채상병 특검도 공식 출범을 앞둔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측이 또 다시 '시간 끌기' 전략을 취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특검 출석 당시 신문 거부로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경찰이 나머지 특검에서도 강도 높은 조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은 이날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검에 이어 3대 특검이 모두 본궤도에 오르는 것이다.

경찰은 그간 수사하던 사건을 특검에 이첩하는 한편, 총경급 간부 등 주요 수사관들도 대거 특검에 파견했다. 내란 특검에는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및 비화폰(보안처리된 전화기) 기록 삭제 지시 혐의를 수사하던 박창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장이 파견됐다.

김건희 특검에는 최준영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과장, 채상병 특검에는 강일구 서울경찰청 안보수사2과장이 각각 경찰 수사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김건희 특검의 수사 대상 중 김 여사 일가 땅과 관련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은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해 왔다.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서는 경북경찰청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한 바 있다. 채상병 특검은 이미 임 전 사단장에게 오는 2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3대 특검이 모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겨냥하고 있는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내란 특검 출석 당시 박 과장의 신문을 트집 잡아 조사를 거부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박 총경은 '불법체포' 혐의로 고발된 인물로 가해자가 피해자를 조사하는 격이라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3대 특별검사(특검) 수사가 본궤도에 올랐다. 경찰은 그간 수사하던 사건을 특검에 이첩하면서도, 주요 수사관들을 특검에 파견해 수사 연속성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조은석 특검(내란 특검)에서 경찰 수사관의 조사를 거부한 전례에 비춰 다른 특검에서도 몽니를 부릴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남윤호 기자

이에 경찰 안팎에선 윤 전 대통령 측이 수사 방해 전략을 쓰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경찰을 무시하는 전형적인 권위주의적 검사 출신의 행태라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한 수사 담당 경찰관은 "권위주의적 인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경찰 내부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과 법적 권리를 넘어선 행동이란 반응이 있다"고 전했다.

경찰 고위급 한 간부도 "윤 전 대통령이 예전부터 '경찰은 치안하면 되는 조직', '어디 경찰이 검사에게 권력을 내놓으라고 하냐' 등 경찰을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자기가 무시하는 경찰에게 조사받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특검을 경험해본 윤 전 대통령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시간을 끌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결국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다른 특검에서도 마찬가지로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법적 시비를 거는 등 경찰 트집 잡기를 통해 수사 방해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우려되면서 강도 높은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윤 전 대통령 측도 경찰 신문을 이유로 계속해서 조사를 거부할 경우 특검 수사의 권위와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시도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내란 특검뿐 아니라 김건희 특검과 채상병 특검에도 총경급 수사관이 파견돼 핵심 사건을 맡고 있는 만큼, 향후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 측이 또 다시 경찰을 문제 삼을 가능성이 크다"며 "특검팀은 이런 전략에 흔들리지 말고 원칙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yb@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