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본류’ 재판 3년 반 만에 마무리… 1심 선고 촉각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6-30 19:10:00

민간업자 배임 혐의 결심공판
남욱, 최후진술서 “깊이 사죄”
개발변경 관여 등은 전면 부인
정영학 측도 “배임 볼 수 없어”
檢 “국민신뢰 훼손, 엄정 심판을”

대장동 사건의 본류 격인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배임 혐의 공판이 마무리되고 선고만 남겨두게 됐다.
2021년 12월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후 약 3년6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30일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앞서 검찰 구형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최후진술을 들었고, 이날 남욱 변호사 등 나머지 피고인들에 최후진술 기회를 줬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왼쪽),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뉴시스

남 변호사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남 변호사 측은 “남욱은 이재명 측 편의제공, 개발변경 등에 관여하지 않았다.
초과이익 환수조항에 남욱이 참여했다는 것은 정영학의 허위 주장”이라며 “수사 초기부터 대장동 주범으로 만들려는 정영학의 프레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최후진술에서 혐의를 부인하기보다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 반복했다.
남 변호사는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제 잘못된 행동에서 기인했다.
모두 제 책임”이라며 “국민의 분노, 나라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잘못된 판단에 깊이 사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영학 회계사 측도 “정영학이 자의적으로 축소했다는 택지 분양가는 예측 불가능하고 상업용지 평가는 어떤 조건에 평가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며 “배임 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없고 고의도, 재산상 손해도 없다.
정영학에 대해 무죄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27일 최후진술을 한 김씨와 유 전 본부장은 재판부에 선처를 구하면서도 혐의는 일부 부인하는 취지로 말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허황된 말을 했던 걸 후회하고 경솔함으로 피해 입은 분들께 다시 죄송하다”면서도 “대장동 사업으로 성남시와 공사가 가져간 것도 절대 적지 않은데 이를 배임으로 논하는 건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저도 잘못한 책임이 있고, 그에 대한 처벌은 달게 받겠지만 그건 금전적 이익이 아닌 이재명의 성공을 위해 그런 것”이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12년과 추징금 6112억원, 유 전 본부장에게 징역 7년과 벌금 17억원, 추징금 8억50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정영학 회계사에게는 징역 10년과 추징금 647억원, 남욱 변호사에게는 징역 7년과 추징금 1011억원, 정민용 변호사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74억원, 추징금 37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했다.

대장동 민간업자들은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화천대유에 유리하도록 공모 지침서를 작성하고,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도록 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사업권을 취득할 수 없던 민간업자들은 선거 운동을 돕거나 뇌물을 주는 등 성남시와 공사의 공직자들에게 부정한 방법을 동원했다.
천문학적인 이익을 취득했고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전가됐다”며 “궁극적으로 개발 사업의 공정성, 투명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훼손돼 피고인들에 대해 엄정한 법의 심판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