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장 심의’ 되풀이 지적도…노사 ‘1390원’ 간극 존재
노 “미래 대비 불가능” vs 사, “기업 사회복지 기관 아냐"
 |
| 최저임금위원회는 26일 제7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결정을 위한 심의를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 뉴시스 |
[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두고 노사 양측이 논의했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법정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이날 노사는 1~2차 수정안을 제출했다. 노동계는 당초 1만1500원 대비 40원 인하한 1만1460원(1차 수정안 1만1500원)을, 경영계는 기존 안보다 40원 오른 1만70원(1차 수정안 1만60원)을 제시해 결국 ‘1390원’의 간극을 메꾸는 데 실패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6일 제7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결정을 위한 심의를 벌였다.
노사는 이날 1~2차 수정안을 제출했다. 1차 수정안을 보면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과 동일한 1만1500원을, 경영계는 기존 대비 30원(0.3%↑) 인상한 1만60원을을 제시했다.
이후 2차 수정안에서 노동계는 당초 1만1500원 대비 40원 인하한 1만1460원(1차 수정안 1만1500원)을, 경영계는 기존 안보다 40원 오른 1만70원(1차 수정안 1만60원)을 제시해 논의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인 오는 29일 전 마지막 회의였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법정기한’을 어겨 역대급 ‘늦장 심의’가 되풀이되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최임위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법정 의결 기한(일종의 훈시규정)을 지킨 적은 아홉 번에 불과하다.
회의 전부터 노동계는 1만1500원을, 경영계는 동결(1만30원)을 지난번 회의와 동일하게 주장하며 삐걱댔다.
모두발언에서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동자위원의 최초 요구수준은 1만1500원"이라며 "지극히 합당하고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초 요구수준은 예년에 비해 절반 정도"라며 "윤석열 정부 기간 실질임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음으로 응당 보장해야 할 최소한의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연도별 최저임금 인상률을 보면 △2015년 5580원(7.1%) △2016년 6030원(8.1%) △2017년 6470원(7.3%) △2018년 7530원(16.4%) △2019년 8350원(10.9%) △2020년 8590원(2.87%) △2021년 8720원(1.5%) △2022년 9160원(5.05%) △2023년 9620원(5.0%) △2024년 9860원(2.5%) △2025년 1만30원(1.7%)이다.
또 다른 근로자 위원인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이 위협받게 되면 노동자의 삶도 더욱 불안해진다"며 "실질임금이 하락하면 외식하는 것도 부담돼 자영업자의 매출에도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저임금 노동자의 89.1%가 월소득 250만원 미만, 그중에 절반에 못 미치는 48.5%는 200만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식비(65%), 대출 상환(48.4%)이 주요 지출항목이라 (최저임금으로)장시간 일해도 미래 대비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는 기업의 지불능력과 노동생산성 등을 고려하면 최저임금 인상요인을 찾을 수 없다는 견해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기업의 지불능력 등 법에 제시된 4가지 결정 기준 살폈을 때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렵다는 것이 사용자 위원들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 월평균 영업이익은 208만8000원으로 최저임금 월 환산액 209만6000원 보다 낮고 중소기업은 절반 이상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부연했다.
같은 사용자위원인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 본부장은 "취약 사업주들의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제적으로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적정 수준이라고 하는 60%를 초과한 63%"라고 말했다.
또 "기업은 사회복지 기관도 아니고 저소득 근로자 생계를 보장하는 정부 부처도 아니다"라며 "경영을 통해 이윤을 내야만 생존 발전이 가능한 조직체"라고 강조했다.
한편, 8차 전원회의는 다음 달 1일로 예정됐지만 노사 간 견해차가 커 논의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danjung638@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