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2배 급증… 서울시 친환경 관리 전략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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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는 동양하루살이,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등 유행성 생활불쾌곤충에 대해 약품 사용 없는 친환경 방제를 실시한다. 사진은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 3마리가 한 아파트 외벽에 붙어있는 모습. /더팩트 DB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창문을 닫아도 집 안에 들어와요. TV에도 붙고, 벽에도 붙고…"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한모(31·여) 씨는 최근 집 주변에 출몰하는 '러브버그' 탓에 여름이 더욱 불쾌하다. 주말엔 아예 빨래를 베란다에 널지 않고, 환기도 꺼리게 됐다.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 한강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양하루살이는 여름만 되면 서울시민들의 일상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생활불쾌곤충'이다. 보기 흉하고, 때론 군집을 이뤄 날아다니는 모습은 혐오감을 유발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붉은등우단털파리 관련 민원은 지난 한 해 동안 9296건 접수됐다. 2023년(4418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은평구, 강북구 등 서북권을 중심으로 매년 여름 대량 발생하고 있어 '지역성 곤충'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대부분의 생활불쾌곤충은 인체에 해를 주지 않지만, 무리를 지어 출몰하거나 조명에 대거 달라붙으면서 실제보다 과도한 불편을 유발한다.
이에 따라 시는 올해부터 곤충 방제를 '약품' 대신 '환경'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화학약품을 살포하는 기존 방식 대신, 생태를 고려한 비화학적·친환경 방제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핵심은 '조명'과 '유인 환경'에 대한 조절이다. 성동구 뚝도시장에는 곤충 유입을 막기 위해 청색광을 제거한 조명등이 시범 설치됐다. 일반 LED 조명의 청색 파장이 곤충을 유인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에 따른 조치다. 실제 국립생물자원관의 연구에 따르면 청색광을 제거한 조명의 하루살이 유인 저감 효과는 약 80%에 이른다.
한강 다리 아래에도 곤충 차단을 위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영동대교 수면 위에는 부유식 트랩(바지선 형태)이 떠 있다. 조명을 활용해 수면으로 유인된 곤충을 물리적으로 포획하는 장치다.
6월 말부터는 은평구 백련산 일대에 광원·유인제 포집기도 설치된다. 이 장비는 러브버그의 주된 활동 구역을 정밀 타격하기 위한 시의 첫 광역형 대응장치로, 서북권 대량 발생지역에 우선 도입됐다.
시는 이와 함께 시민들의 이해와 자발적 대응을 돕기 위해 곤충별 설명 영상도 제작해 유튜브와 SNS 등에 배포하고 있다. 곤충의 특성, 발생 시기, 예방법 등을 정리해 단순 불쾌감을 넘어 '생활 공존'으로 인식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친환경 방제 방식의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240건이었던 동양하루살이 관련 민원은 올해 6월 기준 37건으로 대폭 줄었다. 시는 이를 '청색광 제거 조명'과 '조기 감시 체계'의 효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곤충 자체가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시민의 생활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방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다만 약품 사용은 생태계 파괴나 2차 피해 우려가 있어, 가능한 한 비화학적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