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오픈AI가 미 국방부와 군용 인공지능(AI)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또 새로운 군용 AI 개발을 위해 전·현직 임원들이 군에 입대하면서 앞으로 군용 AI의 활용 범위가 군 생활에서부터 전투용까지 다양하게 확장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와 군용 AI 개발을 위해 2억달러(약 2700억원) 규모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오픈AI가 국방부와 계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약기간은 내년 7월까지로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개발할지에 대해서는 미 국방부와 오픈AI, 양측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계약으로 오픈AI는 전투 및 기관 분야에서 중요한 국가 안보 과제 해결을 위한 최첨단 AI 기능의 시제품을 개발하게 된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지난해 12월 방산업체인 안두릴 인더스트리즈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군의 드론방어 능력을 강화하는 프로젝트에 합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대부분의 AI 빅테크 기업들이 방산분야에 뛰어든 상황이다.
보안용 AI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팔란티어는 미 육군과 10억달러 규모 AI 및 데이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MS도 자체 개발한 AI 챗봇인 코파일럿을 국방부에 납품하기 위해 맞춤형 버전을 개발 중이다.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플랫폼은 미군용 AI 장비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 육군은 지난 13일 육군행정혁신단(The Army's Executive Innovation Corps)을 창설하고 201파견대를 만들었다.
201파견대에는 케빈 웨일 오픈AI 최고제품책임자(CPO)와 샴 상카르 팔란티어 최고기술책임자(CTO), 앤드루 보즈워스 메타플랫폼 CTO, 오픈AI의 전 수석연구책임자인 밥 맥그루 등이 입대했다.
미 육군은 "기술 전문가들의 입대는 민간 부문의 노하우를 군에 접목해 군을 더욱 스마트하고 강력하게 만들기 위한 육군 변혁계획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존 직업과 병행해 육군에서 시간제로 근무하며 상황에 따라 원격근무, 재택근무도 할 예정이다.
이들의 주요 임무는 군인들에게 AI 시스템 사용법을 교육하고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체력개선 등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새로운 AI 개발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리콘밸리와 군의 협력은 최첨단 기술로 군대를 무장시키는 동시에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두 집단의 깊은 유대 관계는 미래 전쟁에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교전에서도 AI가 크게 활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군용AI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팔란티어는 이스라엘과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인공지능 플랫폼(AIP)를 수출했다.
해당 플랫폼은 작전 목표물이나 제거대상 인물의 데이터와 동선을 분석해 최적화한 전투계획을 도출하는 AI 프로그램이다.
해당 플랫폼은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군이 제한적으로 도입했으며, 이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이번 이란 공습에서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과 핵 과학자 및 군 사령관 등 20여명의 이란 고위인사 암살 작전에 팔란티어의 AIP를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에서는 AI 도입을 바탕으로 군 구조개혁도 함께 진행 중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육군은 AI 기술도입과 함께 기능이 약해진 1000개의 직책을 없앨 계획이다.
병력 구조 최적화를 목표로 육군, 공군, 해병대, 우주군, 해군 4성 장성 가운데 20%를 감축하고 향후 사령부들도 통폐합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난 4월 미 육군 합동참모본부 AI 책임자인 비앙카 헐로리는 기자회견에서 "AI가 단순한 기술적 도입을 넘어, 지휘관들의 판단 속도와 정밀도를 실시간으로 강화하는 수단"이라며 "AI는 더 이상 실험적 기술이 아니라 작전의 핵심적 일환으로, 일상적 군사 활동 전반에 이미 통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도 군용AI 기술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국영 전투기 제조사 중 하나인 선양항공기설계연구소에서 전투기 설계에 중국의 생성형AI인 딥시크 플랫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도 올해 딥시크를 활용한 군용 AI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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