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이상에서는 위암·대장암 내시경 검진을 통한 암 발생 억제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해당 연령대에서는 일률적인 검진보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개별적으로 검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낫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16일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 소속 김현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교수팀의 '효과와 비용효과에 근거한 위암 및 대장암 검진의 최적 연령 제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건강보험 청구자료와 국가암검진 자료를 바탕으로 75세 이상 고령층에서 위암·대장암 검진의 유효성을 분석했다.
대장암의 경우 2004년부터 2020년까지의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바탕으로 75세 이상 대장 내시경 수검자 약 1만9000명과 비(非)수검자 약 1만9000명의 대장암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79세까지는 대장 내시경으로 인해 대장암 발생이 30%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
반면 80세 이상에서는 이같은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위내시경 검진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2009년부터 2020년까지의 국가 암검진 자료를 바탕으로 75세 이상 위내시경 수검자 약 8만6000명과 비수검자 약 8만6000명의 위암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79세까지는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암 사망이 43% 감소했으나, 80세 이상에서는 위암 사망 억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또 상한 연령 확인을 위해 1세 단위로 분석한 결과 81세 이상부터는 위내시경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임상적 가치 평가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80대 이상에서는 일률적으로 검진을 권고하기보다 개인의 건강 상태, 기대수명, 암 위험도 등을 고려하여 검진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내시경 검진 판단 과정에서는 환자와 의료진이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내 관련 학회들이 권고해왔던 내용과도 일치한다.
현재 국가 암검진 사업에서는 대장암 검진의 경우 50세 이상에게 1∼2년마다 분변잠혈검사를 실시하며, 이 검사가 양성일 때 대장 내시경을 권장하고 있다.
위암 검진은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위내시경 또는 상부 위장관 조영검사를 시행하며, 상한 연령에는 제한이 없다.
그간 관련 학회는 대장암은 81세 이상에 대해 검진 효과 근거가 부족하며, 위암은 85세 이상부터는 오히려 검진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 위험이 있어 이를 권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제시해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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