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마주한 최대 고민은 정치인 사면 여부다.
특히 국정 쇄신과 통합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에서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 여부는 여론의 흐름을 좌우할 뜨거운 감자다.
집권 초기부터 국민통합과 사회적 갈등 해소를 전면에 내세운 이 대통령에게 조 전 장관 사면 문제는 그간 내세운 정권의 기치와 정치적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민감한 사안이다.
법무부는 7일 오후 2시부터 정부과천청사에서 사면심사위를 열어 8.15 광복절 특사 대상자를 심사한다.
사면심사위는 위원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성상헌 법무부 검찰국장, 차범준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등 법무·검찰 내부위원 3명과 4명 이상의 외부위원으로 구성된다.
이날 사면심사위가 추린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는 정 장관이 그 결과를 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첫 사면인 만큼 대통령실은 정치인 사면 여부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바 없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사면을 우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정 정치인 사면설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뚜렷한 논의가 없다"며 신중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휴가에서 복귀한 이후 민정수석실과 법무부가 기준에 따라 선별한 결과를 놓고 최종 결심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특별사면의 가장 큰 관심사는 조 전 대표가 포함될지 여부다.
조국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민정수석이자 법무부 장관으로 검찰개혁 상징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5일 열리는 국민임명식 초청장 전달을 위해 13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복권해야 한다는 의견을 직접 전달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정치인을 사면하게 되면 조 전 대표도 할 필요가 있지 않냐"고 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치권과 종교계는 조 전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자행한 검찰권 남용의 피해자라며 사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잇달아 내놓은 상황이다.
지지층 내에서도 조 전 장관 가족이 겪은 수사와 재판 과정이 정치적 탄압이라는 시각이 여전히 강하다.
이에 따라 조 전 대표를 사면하면 지지층 결집과 진보 진영 내부의 결속을 끌어낼 수도 있다.
그러나 조국 전 대표를 사면·복권했을 때 정치적 부담 역시 크다.
이 대통령은 2021년 대선 후보 시절 조국 사태가 국민의 공정 감각에 큰 상처를 남겼다는 취지 공개 사과한 바 있다.
이런 배경에서 조 전 장관을 사면·복권할 경우 자신이 강조해 온 '공정'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뒤따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이 공정성에 대한 국민 기대를 훼손하고 국민을 아프게 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면 결정을 앞두고 정치권 내 셈법은 복잡하다.
여당 내부에서도 찬반이 갈리는 가운데 야당인 국민의힘은 공식적으로는 조 전 대표 사면에 강력 반대하면서도 최근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국민의힘 전직 의원 등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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