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31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제히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성과"라며 적극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유럽연합(EU)·일본과 비교했을 때 관세율은 적절한 수준이지만, 대미투자액은 협상 시한에 쫓겨 많이 양보한 것이라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한미 관세협상 타결은 국민주권 정부 실용 외교가 거둔 값진 성과"라며 "국민께서 믿어주셨기에 가능했다.
마음 졸이며, 협상의 성공을 기원해 주셨다.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번 협상에 나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관료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기업인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한 김 대행은 "역시 대한민국이다.
위기 앞에 우리는 언제나 하나다.
빛나는 저력에 가슴이 뭉클하다"며 "이제 국회가 응답할 시간이다.
정부와 더 긴밀하게 협력하고, 이재명 정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8·2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에 출마한 후보들도 일제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의 협상타결 소식을 전하며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당대표에 출마한 정청래 의원은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일본, EU와 비교해보건대 선방을 했고, 상대적으로 최혜국대우를 받았다고 평가받을만하다"며 "대통령은 외교의 최후의 보루다.
피 말리는 외교협상전에서 시시각각 각론과 총론의 조합을 이끌어 내느라 수고하셨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부연했다.
박찬대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 우려하셨던 농업·축산 분야의 추가 개방은 막아냈으며, 온플법(온라인 플랫폼법) 관련 논란도 이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 관세 문제로 논란이 컸던 반도체·의약품 분야에 대해서도 최혜국 대우를 명시했다"며 "이재명 정부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우리 기업들이 공정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최고위원에 단독 출마한 황명선 의원은 "이재명 정부, 미 관세협상 타결 국익과 동맹, 두 마리 토끼 잡았다"며 "국익을 지킨 실용외교의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국민의힘은 일본이나 EU와 동일한 차원에서 관세율을 부담하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이라면서도 대미 투자 액수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냈다.
특히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과 관련해 우리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설명이 다른 점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LNG 등 에너지 구매에 1000억달러라 4500억달러의 대미 투자와 구매가 필요한 상황인데 우리 외환보유고보다 많은 과도한 금액"이라며 "협상 시한에 쫓겨 많이 양보했다는 느낌이 있다"고 꼬집었다.
농산물 시장 개방 여부에 대해선 "정부는 쌀, 소고기를 비롯한 농축산물 추가 개방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픈 투 트레이드'(open to trade)라고 해서 농업이 포함돼 있는데 관세가 제로라는 표현까지 들어있다"며 "쌀, 소고기 이외 다른 곡물이나 과일류 수입이 대폭 확대되는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단순 정치적 수사인지 명확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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