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장관 前고문 "주한미군, 1만명으로 감축…궁극적으로 남은 병력도 철수해야"아주경제 기사제공: 2025-07-10 11:34:16

피트 헤그세스 전 미국 국방장관의 수석 고문을 지낸 댄 콜드웰이 주한미군 병력을 현재 약 2만8500명에서 절반 이상 줄여 약 1만 명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일(현지시간) 콜드웰 전 고문은 싱크탱크 '국방우선순위'(Defense Priorities)의 제니퍼 캐버노 선임연구원과 공동 작성한 보고서에서 미군의 동아시아 군사 태세가 중국 견제와 미국 국익 보호에 맞게 재편돼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기지 경비에 연계되지 않은 모든 지상 전투 부대와 육군 통신, 정보, 본부 부대, 그리고 관련 지원 및 유지 부대 일부를 감축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순환 배치되는 여단전투단(BCT)과 육군 전투항공부대를 포함한 제2보병사단 대부분이 한반도에서 철수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한국 내 미군 항공 전력도 줄이고 2개 전투기 비행대대를 미국으로 이전해야 한다”며 전투기와 함께 항공 정비 및 기타 지원 부대와 인력의 약 3분의 1도 미국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 같은 조치로 주한미군은 약 1만 명 규모로 축소되고, 2개 전투기 비행대대와 지원 병력이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한국 내 미군 주둔 병력을 더욱 감축해 남은 전투기와 대부분의 지상군을 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이 한반도 외에 역내 다른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한국 기지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하지 않아 주한미군 활용에 제약이 있음을 근거로 감축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이 방위비 지출은 많지만 주요 전투 지원 역량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하는 ‘무임승차’ 문제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동맹국들이 자국 안보를 1차적으로 책임지고, 미국은 지원 및 핵심 국익 보장에 집중하는 ‘책임 분담’ 체계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이들은 한국이 북한에 대해 재래식 전력 우위를 확보해 단기적으로도 미군 지원 없이 방어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미군 태세가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중국 국경 인근에 병력을 집중 배치해 미군 자산의 생존성이 낮으며, 오히려 긴장만 고조시키는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과의 군사력 균형 유지 차원에서는 일본과 필리핀이 주권을 지키면서 중국 영향권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지역 균형’ 전략을 제시했다.
대만은 지리적·군사적 한계로 인해 미국이 직접 군사 방어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경우에는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군 2만6000명 중 9000명을 괌과 미국 본토로 이전하는 2012년 미·일 합의를 존중해 이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외 일본 내 미군 주둔 규모는 약 4만5000명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크게 변동하지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필리핀과 일본에 타이폰 중거리 미사일 추가 배치를 중단하고, 대만에 배치된 미군 교관 500명도 철수할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지역 미군 감축도 함께 제안했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의 재래식 전력이 미국에 위협되지 않고, 유럽 국가들이 안보에서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유럽 내 미 지상군 9만 명을 3만 명 수준으로, 공군과 해군 전력도 절반으로 줄일 것을 권고했다.
해당 조치가 실행될 경우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루마니아, 영국 등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중동에는 현재 약 4만 명의 미군이 주둔 중이나, 미국 국익 대비 과도하며 반군 공격 위험도 높아 2만5000명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콜드웰 전 고문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수석 고문 시절, 후티 공습 계획을 민간 메신저 채팅방에서 논의한 ‘시그널 게이트’ 사건으로 지난 4월 해임된 바 있다.
미 국방부가 현재 전 세계 미군 태세 점검 및 국방전략(NDS) 수립 작업을 진행 중인 만큼 콜드웰의 이번 제언이 실제 정책에 반영될지 주목된다.

황진현 기자 jinhyun97@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