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손 한번 잡을까요”… 분위기 화기애애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6-22 18:45:50

오찬 회동 이모저모
의제 제한없이 현안 두루 대화
李, 김용태엔 “고생 많으셨다”
오찬 메뉴는 ‘통합’ 오색국수
여야, 브리핑 시간 놓고 신경전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22일 이 대통령 취임 후 18일 만에 첫 오찬회동을 했다.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및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의제를 정해두지 않고 국정 전반에 관한 서로의 입장을 주고받으며 협치의 물꼬를 텄다.

기념촬영 마친 李대통령·여야 지도부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회동에서 기념 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이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오찬장을 마련했다.
이날 오전 11시25분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을 시작으로 민주당 김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 비대위원장과 송 원내대표가 관저에 속속 도착했다.
11시51분쯤 짙은 남색 넥타이에 붉은색 사선 무늬가 들어간 넥타이를 맨 이 대통령이 나타났다.
이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여야 지도부와 함께 관저 마당에서 사진촬영을 하며 “손 한번 잡을까요”라고 말을 건네며 분위기를 풀었다.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오찬장으로 이동해 흰색 천이 깔린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이 대통령의 왼쪽으로는 김 비대위원장이, 오른쪽으로는 김 원내대표가 앉았다.
이 대통령은 양당 대표의 모두발언에 앞서 송 원내대표와 김 원내대표에게 취임축하를 건넸고, 이달 임기를 마치는 김 비대위원장에겐 “고생 많으셨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곧이어 김 비대위원장은 미리 준비해온 A4 용지를 꺼내 정부의 확장 재정에 대한 우려, 여야 초당외교 촉구, 투명한 인사 등 7가지 과제에 대한 제언을 읊었다.
이는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당시 윤 전 대통령과의 첫 영수회담에서 홀로 15분간 A4 10장 분량의 원고를 읽어내린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이 대통령은 김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들으며 중간중간 끄덕거리거나 메모를 하기도 했다.

회동은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하니까 훨씬 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사무적인 분위기였다기보다는 상당히 솔직하게 대화들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그런 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오찬 메뉴는 다채로운 색감의 국수로 준비됐다.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다양한 색깔의 국수를 ‘통합’과 연결지으며 함께 웃었다고 한다.

다만 이날 여야는 오찬 관련 브리핑 시간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이 일정을 공지하면 민주당이 그보다 늦은 시각에 맞춰 일정을 내고 다시 국민의힘이 그보다 더 늦은 시각으로 조정하는 식으로, 양당은 브리핑 시간 하나에도 팽팽한 눈치싸움을 이어갔다.
김나현·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