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선] '대선 재수생' 이재명의 승리 비법은더팩트 기사제공: 2025-06-04 02:42:04

'대선 재수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건 '중도·보수'를 지향한다는 큰 틀에서 선거 캠페인과 메시지, 인사가 일관성 있게 잘 이뤄져 '외연 확장'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김수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두 번의 도전 끝에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대선 재수생' 이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건 '중도·보수'를 지향한다는 큰 틀에서 선거 캠페인과 메시지, 인사가 일관성 있게 잘 이뤄져 '외연 확장'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보수까지 품은 통합 선대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탄핵으로 인해 치러진 이번 선거 판도에서 이 당선자는 물론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형을 선점했다. 다만 이 당선자를 향한 비토 정서가 여전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승리를 위한 확실한 전략이 필요했다.

그중 하나가 '매머드급 중앙선거대책위원회'였다. '진짜 대한민국'이란 이름의 선대위의 방점은 '통합'에 찍혔다. 진영과 계파에 상관없이 다양한 인사가 참여하는 게 핵심이다. 일찌감치 이뤄진 진보당·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과의 연대를 넘어 비명(비이재명)·보수 인사까지도 영입했다.

그 예로,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상임 총괄선대위원장을, 이명박(MB) 정부 인사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경북 고령·성주·칠곡에서 3선을 한 이인기 전 새누리당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을, 친유승민계 한나라당 3선 출신 권오을 전 의원이 국민대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선거 막판에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과 김용남 전 새누리당 의원과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까지 합류했다.

일각에서 이 당선자가 민주당을 친명 일극 체제로 바꿔 놓았다는 비판을 받는 만큼 이번 선대위 구성으로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장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반(反)이재명을 외치며 보수 빅텐트를 예고했던 국민의힘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는 물론 당 내홍까지 미처 수습하지 못하면서 그 효과가 더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 당선자를 향한 비토 정서가 여전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승리를 위한 확실한 전략이 필요했다. /배정한 기자

◆ '민주당 험지' 영남 공략…경청 투어 통한 현장 행보

이 당선자는 '민주당 험지'인 영남권 공략에 공을 들였다. 그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보다 영남을 먼저 방문했다. 지난달 12일 서울 광화문 인근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마친 이 당선자는 다음날 경북 구미·포항과 대구, 울산을 찾았다. 선거기간 동안 영남권을 총 6번 방문했다.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기 전 '골목골목 경청투어' 방식으로 경북 경주·영천·김천시, 칠곡·성주·고령군 등 영남 지역 소도시들을 훑었다.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경청투어를 통해 전국 51개 시·군을 돌았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이 민주당 약세 지역이었다. 아울러 선거 전 마지막 주말에도 영남권을 돌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같은 유세 동선은 이 당선자의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가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영남에서 생각보다 부진한 지지세를 보이니 그 틈을 타 보수층 공략까지 나섰다는 것이다.

◆ 2030 세대 표심 노린 홍보 콘텐츠

이 당선자는 이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숏폼 콘텐츠'를 잘 활용한 대선 주자 중 하나다. 이 당선자의 숏폼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며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세 연설이나 라이브 방송 중 주요 부분을 부각해 선거 승패를 좌우할 캐스팅보터 2030 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다.

3일 기준 조회수 25만회를 기록한 '막차 탑승해도 괜찮아?'라는 쇼츠 영상은 SNS에서 유행하는 '괜찮아 딩딩딩' 챌린지를 '투표해 딩딩딩'으로 개사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이 당선자의 모습이 담겼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보수에서 영입한 인사의 상징성이 통합의 메시지에 힘을 실어줬고 이후에도 삐그덕거림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됐다"라며 "견고하게 쌓인 지지층 위로 외연을 확장하고 그 위에 또다시 지지층을 결속하는 전략을 통해 지지층 이탈을 막아낸 것도 한몫했다"고 봤다.

su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