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네이버 1784서 첫 문화제…공연·강연 등 진행
업계 연대 토론회 추진 예정…조합원 주주 활동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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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이 6일 낮 12시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 1층 광장에서 '네이버 리부트 2.0 문화제'를 열고 있다. /조소현 기자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네이버 노동조합이 최인혁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정기 문화제에 돌입했다. 최 대표 복귀 결정 과정에서 드러난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를 문제 삼으며, 사실상 이해진 이사회 의장을 겨냥한 장기 투쟁을 예고한 것이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주관의 첫 문화제가 6일 낮 12시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 1층 광장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조합원 등 약 100명이 참석했다. 통일된 복장이나 손팻말은 없었고, 공연과 발언, 강연으로 구성된 행사는 점심시간 동안 1시간가량 이어졌다.
공동성명은 이번 문화제를 시작으로 매월 첫째 주 수요일마다 정례 행사를 열 계획이다. 노조 측은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책임자인 최 대표가 사퇴하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책임 있는 대응에 나설 때까지 문화제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첫 순서는 경기문화예술지부 소속 시흥시립예술단의 공연이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대표곡인 '민중의 노래' 등 세 곡을 선보이며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단체 측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피해자가 발생했는데도 가해자가 복귀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연대의 뜻으로 무대에 섰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오세윤 공동성명 지회장이 문화제 배경과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오늘은 리부트 2.0 문화제 1차 행사로, 단발성으로 끝날 일이 아니기에 차수를 명확히 한다"며 "이번 사안은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네이버의 의사결정 구조 전반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 대표 복귀 결정과 해명 설명회는 소수 임원 간 논의로 이뤄졌으며, 구성원 의견은 철저히 배제됐다"며 "네이버랩스의 전면 출근, 스마트플레이스 조직 개편 역시 사전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됐다. 정당한 설명 없이 이뤄진 변화는 정당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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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흥시립예술단이 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 1층 광장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조소현 기자 |
오 지회장은 이날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네이버 이사회 의장인 이해진 창업자를 겨냥해 조직 운영의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그는 "조직문화와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며 "우리가 알지만 알 듯 모를 듯한, 그 최종 의사결정자의 생각만 바뀌면 된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 생각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지나 보상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지만,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는 일은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문화제를 이어간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올리는 인디언처럼, 네이버가 구성원을 존중하고 자율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바뀔 때까지 계속해서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임상혁 녹색병원장의 특별 강연도 이어졌다. 임 원장은 직장 내 괴롭힘 정의와 예방 조치 등을 설명하며 "직장 내 괴롭힘은 행위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책임"이라며 "조직이 직장 내 괴롭힘을 외면하고 있는 것도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명확한 예방 규정과 교육 체계를 갖춰야 하고, 무엇보다 경영진은 '직장 내 괴롭힘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성명은 이번 문화제를 계기로 최 대표의 사퇴 요구와 함께, 사내 의사결정 구조 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이어갈 방침이다. 오 지회장은 "이 문제는 네이버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정감사 등 외부 공론화로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합원들이 주주로서 참여하는 경영 견제 활동도 공식화할 계획이다. 그는 "네이버는 스톡옵션, 스톡그랜트 등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주식 보상을 해왔기 때문에 상당수 구성원이 주주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은 IT업계 및 시민단체와 연대한 토론회도 추진한다. 다음 문화제는 다음 달 3일 열릴 예정이다.
sohyu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