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조사받은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투자 투명성 도마 위더팩트 기사제공: 2025-07-22 00:06:03

김건희 여사의 '집사' 김예성 씨의 회사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의혹을 받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운데)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2023년 진행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 투자 건을 둘러싼 의혹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의 투자 판단과 경영 투명성에도 시선이 모이고 있다.

22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류 대표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특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류 대표를 상대로 IMS모빌리티 투자 경위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석 전 류 대표는 'IMS모빌리티에 투자를 지시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특검 사무실로 향했다. 당초 17일 출석 예정이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건강 악화로 출석하지 못하면서 류 대표가 대신 조사에 응했다.

특검은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 씨가 임원으로 있던 IMS모빌리티가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해 여러 대기업과 금융회사로부터 약 180억원을 투자받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기업들이 김 여사와 연결 고리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회사에 투자해 경영 현안을 풀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IMS모빌리티는 투자 유치 전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카카오모빌리티(30억원), 한국증권금융(50억원) 등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다. 이 중 46억원가량이 이노베스트코리아 지분 매입에 쓰였고, 이노베스트코리아는 김 씨의 배우자인 정모 씨가 유일한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어 특검은 김 씨의 차명 법인일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소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2023년 진행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 투자 건을 둘러싼 의혹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의 투자 판단과 경영 투명성에도 시선이 모이고 있다. /더팩트DB

IMS모빌리티 투자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리스크가 겹쳐 있었다. 2023년 6월 투자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배차 알고리즘을 자사 가맹택시에 더 많은 호출이 가도록 조작했다며 25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같은 시기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의혹도 제기된 상태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정상적 사업 판단에 따른 투자'였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2023년 사모펀드 오아시스프라이빗에쿼티를 통해 일부 투자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이는 2021년부터 국내 렌터카 중개 서비스 협력을 이어온 과정에서 내린 사업적 판단이었다"며 "투자 결정은 사업 목적으로 일반적인 절차와 방식에 따라 진행됐으며, 다른 고려 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IMS모빌리티의 어떤 비전을 보고 투자를 진행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대외 신뢰도와 기업 이미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이 규제와 사회적 책임에 민감한 영역인 만큼, 투자가 사업 시너지와 성장성을 고려한 합리적 결정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적·비공식적 네트워크가 작용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내부 심사 체계 전반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책임 경영을 요구하는 시선도 높아지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공정위 제재 등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사안과 연결된 의혹까지 겹치면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고, 결국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 배경을 보면 사회적 책임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산업 보호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사 가맹택시 우선 배차 의혹으로 공정위의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고, 개인정보 처리 방식과 관련해 과태료를 부과받는 등 경영 투명성과 신뢰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져 왔다.

향후 자본 조달이나 신규 사업 등 주요 경영 계획을 추진할 때도 시장의 더 엄격한 검증과 신중한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장 계획을 검토하고 있었다면 이번 상황으로 더 요원해졌다고 볼 수 있다"며 "지분 매각 같은 이벤트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후속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다. 다른 경영 계획을 세울 때도 시장의 시선이 한층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