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4507명 참여…복귀 반대 98.82%
회사 답변 없을 시 다음 달 11일 2차 집회
 |
| 네이버 노조가 27일 낮 12시 경기 성남 네이버 제2사옥 '1784' 1층에서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복귀 반대 집회를 열었다. /조소현 기자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네이버 노동조합이 실시한 총투표에서 참여 조합원의 99%가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복귀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최 전 COO의 복귀를 "4년 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동료의 죽음을 반복하겠다는 선언"으로 규정하며, 회사가 오는 30일까지 최 전 COO 복귀 과정 전반에 대한 해명과 직장 내 괴롭힘 인사 결정에 대한 최 전 COO의 책임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 다음 달 11일 더 큰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네이버 노조)은 27일 낮 12시 경기 성남 네이버 제2사옥 '1784' 1층에서 최 전 COO 복귀 반대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약 130명의 조합원이 참석했으며, '책임을 외면한 자 최인혁은 사퇴하라', '직장 내 괴롭힘 방조하는 경영진을 규탄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같은 내용의 구호를 외쳤다. 노래 '아침이슬' 제창과 지난 2021년 5월25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한 동료를 기리는 묵념으로 시작된 집회는 자유 발언과 경과 보고로 이어졌다.
이날 현장에서 공개된 총투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실시된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5701명 중 4507명(투표율 79.06%)이 참여, 이 가운데 4454명(98.82%)이 최 전 COO의 복귀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수운 네이버 노조 사무장은 "4500명에 가까운 조합원이 최 전 COO의 복귀를 반대한 것은 단순히 한 사람의 복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아닌, 네이버가 4년 전의 수직적이고 억압적인 조직문화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
| 집회 현장에서는 최 전 COO의 복귀 결정과 관련해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책임을 묻는 발언도 나왔다. /조소현 기자 |
이날 집회 현장에서는 최 전 COO의 복귀 결정과 관련해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최수연 대표의 책임을 묻는 발언도 나왔다.
박상한 조합원은 "지난 3월 이해진 총수가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뒤 이사회가 최 전 COO를 대표로 선임했다"며 "최 전 COO를 대표로 복귀시킨 것은 가혹 행위를 조장하는 리더십을 용인한 결정이다. 더는 이해진을 '선배'라고 부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한수 조합원도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당시) 수많은 동료가 회사를 떠났고, 심지어 세상을 떠난 동료도 있는데, (사건 당시) 책임자가 다시 지시를 내리고 있다"며 "최 전 COO를 복귀시킨 최수연 대표는 끔찍한 의사결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이해진 총수도 본인의 측근을 무리하게 복귀시킨 데 책임을 지고, 구성원들 앞에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최 전 COO 복귀 과정에 이사회가 관여했는지에 대한 설명과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A 씨를 채용하고 승진시킨 데 대한 최 전 COO의 책임 여부 등 사안에 대해 회사의 공식 입장을 요구했다.
 |
| 노조는 회사가 오는 30일까지 최 전 COO 복귀 과정 전반에 대한 해명과 직장 내 괴롭힘 인사 결정에 대한 최 전 COO의 책임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 다음 달 11일 더 큰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조소현 기자 |
노조에 따르면, 지난 3월 주요 경영진과 핵심 리더를 대상으로 한 비공식 설명회에서 최 전 COO의 입장을 대변하는 PPT 자료가 사용됐다. 이 문건은 이사회 의장의 인사말로 시작되며, 내부 인사 자료와 메일 내용, 피드백 기록까지 포함돼 퇴사자인 최 전 COO가 단독으로 준비하기 어려운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회사가 회사 소속도 아닌 한 개인의 복귀를 위해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나선 것에 대해 항의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이에 대한 회사의 해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노조는 지난 2019년 최 전 COO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인사 A 씨를 채용하고, 구성원 반대에도 불구하고 승진까지 시킨 점을 문제 삼았다. 오 지회장은 "당시 14명의 조직장이 A 씨와 함께 일하기 어렵다고 호소했지만, 오히려 A 씨는 더 큰 보직을 맡았고, 이는 동료의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며 "회사는 정말 고인의 죽음에 최 전 COO의 책임이 없다고 보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두 가지 질의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오는 30일까지 요구했으며, 기한 내 답변이 없을 경우 다음 달 11일 제2차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오 지회장은 "우리는 4년 전 동료의 죽음 이후 최 전 COO의 퇴진을 이끌어낸 바 있다"며 "이번에도 구성원의 목소리로 부당한 결정을 되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노조의 해명 요구에 대해 "입장 없다"며 말을 아꼈다.
sohyu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