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선제진입효과 커질수록 후발주자 '고민'
애플페이 비롯한 신사업, "올해 영업기조와 안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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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페이 사용처가 늘어나는 가운데 신규 카드사의 애플페이 진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애플페이 시장에서 현대카드가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지하철·버스·SRT 등 애플페이 사용처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서비스 영향력이 커졌지만, 후발 카드사들은 수수료 부담과 수익성 불확실성을 이유로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에스알은 이달부터 애플페이로 SRT 승차권 결제가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했다. 지난달 애플과 티머니가 '애플페이 티머니'를 공식 출시한 지 불과 2주 만에 대형 결제처가 추가된 셈이다. 하지만 국내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드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하다.
현대카드는 독점 시장에서 교통비 충전 행사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독점 시장에서 선제 진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반면, 타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서비스 시행을 두고 관망세다. 그간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애플페이 서비스 시행 정황이 포착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렸지만, 두 카드사 모두 "정해진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서비스 운영 카드사로부터 별도 수수료를 받는 구조인데, 삼성페이와 달리 수수료 부담을 카드사들이 떠안아야 한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약관 규정을 강화한 데다, 올해 초 가맹점 수수료 인하까지 맞물려 수익성 전망이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 우려가 후발주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서비스 운영 카드사로부터 별도 결제 수수료를 받는데, 삼성페이가 수수료를 면제하는 것과 대비된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애플페이가 국내 상륙했을 당시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약관에 명시했다. 2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은 한층 불투명해졌다.
현대카드의 독주가 길어질수록 후발주자 진입 환경은 악화한다. 카드업계는 애플페이 도입 효과를 수익성보다 신규 고객 유입과 점유율 확대에서 찾는다.
실제 현대카드는 서비스 시행 후 신규 고객을 빠르게 흡수하며 점유율을 높였다. 올 상반기 개인신용카드 누적 승인액은 53조8824억원으로 9곳 주요 카드사(신한·삼·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NH농협카드) 중 1위이며, 개인 신용카드 신용판매(M/S) 기준 시장점유율은 18.7%로 전년 대비 0.03%포인트(p) 올랐다. 애플페이 도입 이전인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2.3%p 상승으로, 업계 연평균 점유율 변동폭(0.5%p 내외)을 크게 웃돈다.
충성 고객 확보도 후발주자에겐 부담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카드의 휴면카드 비중은 12.60%로, 9개 주요 카드사 중 네 번째로 낮다. 업계 최저인 신한카드(10.91%)와도 1.69%p 차이에 불과하다. 애플페이 진입 초기라면 신규 고객을 확보하겠지만, 선제진입한 카드사의 고객 이탈률이 낮다면 효과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올해 카드업계는 건전성 확보와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상반기 영업수익은 전반적으로 늘었지만 대손충당금 확대 영향으로 순이익은 감소했다. 아직 롯데카드와 비씨카드가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상반기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현대카드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동안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특수'를 이어갈 방침이다.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등 대형 가맹점의 경우 애플페이 결제에 활용되는 근거리 무선 통신(NFC)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고 간편결제 비중이 늘어날수록 중소형 가맹점 또한 NFC 기능이 탑재된 단말기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애플페이로 대중교통 결제가 가능해진 점은 ‘큰 장벽’을 넘었다는 평가다. 실물카드 없이 결제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한 PG사 관계자는 "2년전까지만해도 NFC단말기 보급률을 10% 안팎으로 추산했지만, 이제는 훨씬 높아졌다"라며 "대형 가맹점 상당수에 보급된 만큼 사용률이 크게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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