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14%↑…비이자수익 5626억(비중 36%)이 견인
여신이자수익 2% 감소·NIM 1%대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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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호영 대표 취임 9년 차를 맞은 카카오뱅크가 올해 상반기 순이익 2637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새로 썼다. 사진은 윤 대표가 지난 3월 26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진행된 제 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윤호영 대표 취임 9년 차를 맞은 카카오뱅크가 올해 상반기 순이익 2637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새로 썼다. '은행+플랫폼' 모델이 비이자수익을 키우며 호실적을 견인했으나 시장금리 하락과 자산 재조정 여파로 순이자마진(NIM)이 1%대로 내려앉고 여신이자수익이 역주행한 점은 과제로 남았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성장과 숙제가 교차한다.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영업이익 3532억원, 당기순이익 26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14% 증가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2분기 순이익은 12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다.
핵심 동력은 비이자 부문이다. 상반기 비이자수익은 5626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늘었다. 전체 영업수익에서 비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확대됐다.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15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늘었고, 대출비교·지급결제·광고 등 트래픽 기반 수익원이 고르게 성장했다.
외형 기반도 커졌다. 2분기 말 수신 잔액은 6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대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객 수는 2586만명으로 전년 말 대비 약 100만명 늘었다. 2분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450만명이다. 단기·운용성 자산을 활용한 수익화 여지도 커졌다. 다만 빠른 수신 확대는 자산재조정 과정에서 마진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실제 수익성 지표는 꺾였다. 2분기 NIM은 1.92%로 전분기 대비 0.17%포인트 하락하며 1%대로 진입했다. 카카오뱅크는 연간 NIM 가이던스를 2%대에서 1.9%대로 낮췄다.
권태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NIM은 순이자 스프레드 감소와 자산부채 비율 하락으로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며 "올해 연간 NIM은 약 1.9%대를 예상하고 있다. 기존에는 2%대 방어가 목표였으나 지속적인 수신 성장과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전망돼 가이던스를 1.9%대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자 부문 역시 역풍을 맞았다. 상반기 '여신이자수익'은 99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반면 비이자수익이 30% 넘게 늘며 공백을 메웠다. 운용·트레이딩 성격의 이익이 개선된 점도 눈에 띈다. 이 같은 구조 변화는 '금리 사이클 하방' 국면에서 플랫폼 및 운용수익 기반의 방어력이 커졌음을 시사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효율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재무실 아래 자금운용본부를 설치해 비여신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금융자산은 6월말 기준 25조2000억원으로 3월 말 대비 19.4% 확대됐다. 2분기 투자금융자산 손익은 전분기 대비 9.8% 증가한 181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3458억원이다.
여신 성장세는 보수적이었다. 2분기 말 여신 잔액은 44조8000억원으로 분기 1% 내외 증가에 그쳤고,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3.1%로 역대 최고치다. 2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 여신 잔액은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2분기 말 연체율은 0.52%로 전년 말과 동일했다.
효율성과 자본도 점검 지표를 내놨다. 상반기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5.2%로 개선됐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09%를 기록했다. 자본적정성은 업계 평균 대비 여전히 높지만 보통주자본(CET1)비율 24%대·BIS 25%대 등 주요 비율이 전년 대비 낮아진 점은 성장·투자 병행 과정에서 관리 포인트로 남는다.
카카오뱅크는 대출 비교, 결제·광고, 투자형 운용 등 플랫폼 축이 수익을 분산하면서 '은행+플랫폼'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금리 하방에서의 체력으로 작용하지만 마진 축소가 장기화될 경우 비이자 성장만으로 ROE를 끌어올릴 수 있느냐는 우려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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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포트폴리오 확대를 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
윤호영 대표의 리더십도 주목된다. 2017년 출범 당시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그는 올 3월 5연임을 확정하며 장기 전략의 일관성을 확보했다. AI·해외(태국 가상은행 인가 컨소시엄, 인니 '슈퍼뱅크') 등 신사업 가속이 예고된 만큼 하반기 'NIM 방어+비이자 확대'의 균형, 건전성·자본의 탄력적 운영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NIM 하락과 이자수익 역주행은 '플랫폼 고성장' 속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하반기 마진과 성장, 건전성의 균형을 맞춰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포트폴리오 확대를 꾀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1억원 초과 신용대출' 등 상품 신규 출시해 개인사업자 대출 영역 시장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보증서대출 상품도 다양화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시장 커버리지 확대를 통해 2030년까지 전체 여신 중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을 18%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수수료·플랫폼 비즈니스도 확대한다. 대출비교 서비스의 제휴사와 상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주택담보대출 비교하기를 출시한 데 이어 향후 대출 비교 상품군을 개인사업자 대출로도 확장하고 제휴사 커버리지도 넓혀 통합 대출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7월 신한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PLCC 출시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 카드관리, 이용내역 조회, 명세서 등 주요 기능을 통합 제공함으로써 지급결제 플랫폼 서비스를 확대하고 고객 편의성을 제고하고 향후 플랫폼 수익 증가를 기대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수신 규모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투자금융자산 잔액은 2분기 말 기준 25조원을 넘어섰으며, 자산규모 확대에 따라 투자금융자산 수익 또한 증가하고 있다"며 "채권 위주의 안정적 자산 확대와 적정 유동성 확보 가능한 포트폴리오 구성하고 있으며, 향후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시장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운용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